[이민영] '잘 웃어서 촬영때마다 고생이에요'
기사입력 2000년 02월 27일 14시 34분
탤런트 이민영(24)은 인터뷰 자리에 두꺼운 겨울 외투를 입고 나타났다. 추운 날씨 때문인지 얼굴이 파랬다.
그러나 사진기자가 카메라를 들이대자 `잠깐만요' 하더니 옷을 훌훌 벗어던졌다. 두꺼운 외투와 털스웨터 안에는 보기에도 안쓰러운 녹색의 반팔 원피스가 있었다.
이민영은 "가뜩이나 날씨도 추운데 팬들에게 봄기분을 느끼게 해주고 싶다"며 소름돋은 팔을 문질렀다.
_요즘 KBS2 TV 아침드라마 `만남'이 클라이맥스에 오른 것같다.
▲내가 연기하고 있는 `예원'의 출생비밀이 막 밝혀지고 있는 중이다. 친엄마는 내가 강보에 쌓였을 때 이웃집 사내아이와 바뀐 사실을 알게 된다. 아버지는 국회의원에 출마해 낙방한다. 드라마는 1개월쯤 더하면 종영될 것같다.
_촬영 때마다 NG가 나서 큰고생 한다던데.
▲고생은 아니고…(웃음). 극중 오빠인 윤다훈씨가 너무 웃겨서 NG가 많이 난다. 윤다훈씨는 카메라만 없으면 그렇게 주변 사람을 잘 웃긴다. 그런데 카메라 앞에만 서면 언제 그랬냐는 듯 사람이 표변한다. 몇초전까지 웃기던 사람이 한껏 진지한 얼굴로 연기하는 걸 보면 웃음을 참을 재간이 없다.
_`이민영이 웃음을 참다가 피봤다'는 얘기는 뭔지.
▲아이고, 별 소문 다 난다. 윤다훈씨 때문에 웃다가 한 열번쯤 NG가 나자 녹화장 분위기가 썰렁해진 적이 있다. 한번만 더 NG 내면 왕따 당할 것 같아서 입술을 깨물었다. 그런데 녹화가 끝난 뒤 거울을 보니 입술에서 피가 나더라. 아무는데 한 일주일 걸렸다.
_얼마전에 `몽룡사랑'이란 팬클럽이 생겼다던데.
▲어떤 사람은 `이민영의 이상형이 이몽룡이서 팬들이 그렇게 이름을 붙였냐'고 묻는다. 그건 아니고, `몽룡'은 작년 여름부터 기르고 있는 개 이름이다.
_어떤 개인지?
▲`몽룡'은 언니 시집 보낸 뒤 혼자 자기 외로워서 기르기 시작했는데 무게가 고기 한근 쯤 되는 포멜라니언 종이다. 근데 애가 재밌는게 표정이 늘 몽롱하다. 그래서 이름을 `몽롱이'로 지었는데 사람들이 잘못 알아듣고 `몽룡'이라고 부르더라.(개 얘기는 20분쯤 계속됐는데, 하도 지루해 눈치를 보이니 이민영은 개가 피부병을 앓을 때 같이 앓았다, 차제에 `춘향' 역을 한번 해보고싶다는 등의 얘기로 끝을 맺었다.)
_언니 시집갔다고 개 기르지 말고 얼른 남자 만나 데이트라도 하라. 있으면 공개하고.
▲숨겨놓은 애인도, 공개할 애인도 없다. 엄마가 툭하면 `오빠 친구들이라도 만나보라'고 호통이다. 근데 아직은…. 미팅 한번 제대로 못해본 주변머리 가지고 과연 남자가 생길지 걱정이다(웃음).
_근데 정말 잘 웃는다.
▲고민이다. 매니저가 `아무도 안웃는데 혼자 웃으면 바보같다'고 해도 터져나오는 웃음을 어떻게 참나. 일소일소다. 한번 웃으면 한번 더 젊어진다(또 웃음).
[이승호 기자 letit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