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 커브-SF '신기한 공' 찬사
기사입력 2000년 02월 27일 14시 30분
"아니, 이런 볼을 던지다니?"
보스턴 이상훈(29)이 공포의 구질을 앞세워 메이저리그 정상급 타자들을 제압, 팀동료와 현지언론을 깜짝 놀라게 했다.
이상훈은 27일(이하 한국시간) 포트마이어스의 마이너리그 전용구장에서 미국진출후 처음으로 타자들을 상대로 피칭을 했다. 지난 1일 캐치볼로 스타트를 끊은후 15일 첫 피칭, 24일 변화구 피칭에 이어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고 있는 셈.
라몬 마르티네스, 로드 벡, 팀 웨이크필드 등 쟁쟁한 주전들과 함께 타자들에게 공을 던져준 이상훈은 "신기한 공"이라는 감탄사와 함께 집중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호세 오퍼맨과 브라이언 더박을 녹아웃시킨 것은 최고의 하이라이트. 이상훈은 직구 위주의 피칭에서 벗어나 특기인 커브와 SF볼을 시험했고, 오퍼맨과 더박은 손도 대지 못하고 물러났다.
현지에서 스프링캠프를 취재중인 `보스턴 헤럴드'지는 "이상훈이 오퍼맨을 증발시켜 버렸다"는 기사를 타전했고, `보스턴 글로브'지는 "이상훈이 SF볼과 폭넓게 구사되는 제구력을 앞세워 오퍼맨과 더박을 제압했다"고 보도했다.
오퍼맨은 지난해 애너하임으로 이적한 모 본의 뒤를 이을 것으로 기대되는 간판타자. 지난해 타율 2할9푼4리에 8홈런 69타점을 기록했다. 더박 역시 타율은 2할9푼4리지만 21홈런 73타점을 기록할 정도로 찬스에 강한 장거리포.
더박은 "이상훈을 상대한 것은 오늘이 처음인데 상당히 위력적이었다. 특히 커브는 매우 뛰어났다"고 말했다.
약 30분간 타자들을 상대로 50여개의 공을 던진 이상훈은 "현재의 몸상태는 80∼90%정도"라고 밝히며 "쉬는 날 없이 매일 훈련하다보니 낮에도 골아떨어질 정도로 피곤하긴 하지만 체력에 큰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포트마이어스(미 플로리다주)＝국제전화 김우석 기자 kwooseo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