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보스턴 3총사 '따로 또 같이'
기사입력 2000년 02월 24일 13시 38분
★…"셋이 함께 있으니까 가장 좋은 점이 뭡니까?"
귓바퀴가 너덜너덜해질 지경이다.
보스턴의 `빨간양말' 3총사, 이상훈 조진호 김선우에게 번갈아 쏟아지는 똑같은 질문.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에 코리언 3형제가 나란히 참가한 최초의 사건이니 너도나도 흥분과 감격의 멘트를 졸라대는 것이 당연할 밖에.
본의아니게 실컷 연습한 대답은 앵무새같다.
"남들만큼 떠들수 있어요.(김선우)" "정신적으로 의지가 됩니다.(조진호)" "후배들에게 모범을 보이려 더 열심히 운동하죠.(이상훈)"
그러나 똑똑한 세 선수는 늘 함께 하진 않는다. 적당히 붙고, 눈치껏 떨어지는 `따로 또 같이' 요령을 터득하면서 톡톡히 실익을 나누고 있다.
▲방은 `같이'－이상훈은 통역 박승현씨와, 조진호는 김선우와 한방을 쓴다. 레드삭스는 스프링캠프 지정호텔의 방값 부담을 `구단반, 선수반'으로 나눈다.
▲밥은 `따로'－식사는 같이 하는 경우가 드물다. 늘 함께 먹자면 끼니마다 메뉴 맞추는 일도 스트레스. 그때 그때 나름의 `입맛 당기는' 식사를 즐긴다. 세선수 모두 각자의 쿠커가 있다. 룸메이트 조진호 김선우가 라면을 끓일때도 철저히 `따로.' "밥을 말든, 김치를 찢어넣든 내 맘이야!"
▲차는 `따로 또 같이'－지난주까지 한 승용차로 몰려다녔지만, 스프링캠프 시작후 조진호와 김선우가 한대를 더 빌렸다. 피칭훈련 스케줄이 같은 두 후배는 운동을 끝내는 시간이 딱딱 맞는다. 웨이트트레이닝을 오래 하는 이상훈은 늘 한시간쯤 후배들보다 늦게 훈련을 끝낸다. 누가 누구를 기다릴 필요가 없잖은가.
[포트마이어스(미 플로리다주)＝이승민 특파원 cjminni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