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가 이러쿵 저러쿵] 가수 김흥국 '콧수염 때문에…'
기사입력 2000년 02월 23일 14시 10분
얼굴이 그 사람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지만, 사람들은 얼굴만으로 그 사람을 평가하는 버릇이 있다. 외국의 한 조사에 따르면, 실제로 못 생긴 사람보다 잘 생긴 사람의 취업률이 더 높다고 한다.
또 SBS의 `호기심 천국'이라는 코너에서 잘 생긴 여성과 못 생긴 여성들을 동원해 면접시험을 치르게 한 결과, 외국의 경우와 똑 같은 결론을 얻은 일이 있다.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능력보다 외모를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외국보다 우리나라가 더 심했으면 심했지 덜 하지는 않을 듯 싶다.
가수 김흥국 역시 콧수염 때문인지 그리 첫인상이 좋다고는 할 수가 없는데, 그의 트레이드마크 콧수염 때문에 외국 공항에서 곤혹스런 처지를 겪은 적이 있다 한다. 다른 가수들과 함께 미국으로 교민 위문 공연을 떠났을 때의 일이다.
미국 LA공항에서 다른 가수들은 모두 세관을 무사히 통과했는데 그만 통과하지 못했다고 한다. 가지고 간 물건들을 모두 검사당하는 수모를 겪었다고 한다. 물론 콧수염 때문이라고는 할 수 없겠지만 그렇지는 않다고 할 수도 없는 일.
하지만 박중훈, 최진실, 안재욱의 매니저로 유명한 K씨의 경우, 자신의 잘생긴 얼굴(?)만 믿다고 된통 당한 케이스. 매니저 K씨는 훤칠한 키에, 깨끗하고 깔끔한 마스크로 매니저업계에서는 `매니저 남궁원'으로 통한다.
그는 사람들을 편하게 해주는 능력, 일을 깔끔하게 처리하는 능력, 또 나름대로의 비즈니스 감각을 통해 매니저로서 성공할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의 잘 생긴 외모 역시 한몫을 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일.
그런데 하루는 인상이 험악(?)하기로 소문난 우노필름의 대표 차승재씨와 영화 `비트', `태양은 없다' 등을 연출한 김성수 감독과 함께 차를 타고 지방에 내려갔다고 한다.
명절 무렵, 특별 방범 기간이었는데 가는 곳마다 검문에 걸렸다. 함께 차를 타고 있던 세 사람 중, 자신들의 인상만 보고 검문을 하는 것에 단련이 되어 있던 차승재씨와 김성수 감독은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그동안 검문에, 심지어 음주단속에도 걸려본 적이 없는 매니저 K씨가 짜증을 내면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사람은 잘 생기고 봐야한다니까."
그런데, 아뿔사. 세 명의 신분증을 가지고 갔던 검문경찰이 매니저 K씨를 내리라는 것이었다. 이유는 기소중지자라는 것. 쉽게 말해서 `수배자'. 몇 년 전에 카드빛을 갚지 못해 경찰에 불려간 적이 있는데 그 때 벌금을 내지 않았던 것이 문제가 된 것이다.
확실히 호감가는 얼굴보다, 잘 생긴 얼굴을 지닌 사람보다 조금은 험악한 얼굴이라도 성실하게 사는 사람들이 더 대접받는 세상이 하루 빨리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글:이문성[영화기획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