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켓라운지] 김동광감독 '부산이 싫다'
기사입력 2000년 02월 23일 13시 37분
`부산이 싫다.'
삼성 김동광 감독(47)은 부산이라면 눈쌀부터 찌푸린다. 프로 감독을 맡아 단 한번도 부산에서 홈팀 기아를 꺾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김감독은 SBS 사령탑으로 있던 97정규시즌 부산 원정경기서 1전1패를 기록했다. 삼성으로 자리를 옮긴 98∼99시즌부터도 올시즌까지 4전전패.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때도 기아와의 부산 1차전서 물론 패했다. 통산 부산게임서 6패의 참담한 성적표.
22일 부산에서 열린 이번 시즌 마지막 기아전도 예외가 아니었다.
특히 이날은 팀이 58점에 그쳐 시즌 최소득점기록까지 세우는 불명예를 떠안았다. 이 게임을 앞두고 3일전에 일찌감치 부산으로 이동, 체육관 적응훈련까지 충분히 하며 공을 들였지만 아무런 소용없었다.
이상하게 부산에서는 팀전력의 핵심인 용병들이 말썽을 일으킨다는 게 김감독의 하소연이다. 판정에 대한 거센 항의로 게임을 망치거나 체력이 떨어져 제몫을 못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삼성은 규모가 큰 대형체육관에 유난히 약한 징크스를 갖고 있다. 1만3천여석으로 전국 최대인 부산 사직체육관은 물론이고 1만2천여석으로 그다음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도 승률이 뚝 떨어진다. 삼성은 지난 12일 잠실 신세기전을 앞두고는 하루 전날 경기장에서 훈련을 마친 뒤 코트에 소금까지 뿌렸다. 그 효험때문인지 26점차 완승을 거두며 잠실 중립경기 6연패에서 벗어나기도 했다.
김감독은 플레이오프 때 기아와 맞붙을 가능성이 있다. 그때 부산으로 향하는 김감독의 짐꾸러미 한켠에는 소금이 가득 들어있을지도 모을 일이다.
[김종석 기자 js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