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위'] 캠퍼스 곳곳 죽음의 그림자
기사입력 2000년 02월 22일 14시 03분
햇볕 따스한 중앙대 안성 캠퍼스. 봄은 지척에 있지만 찬바람이 옷깃을 파고 든다. 을씨년스러운 분위기.
`고감도 공포영화'를 표방하는 `가위'(안병기 감독－뮈토스 필름 제작)의 촬영이 한창이다. `죽음을 부르는 그녀'가 누구인지 눈치채게 된 김규리가 어린 시절 `그녀'를 떠올리며 섬뜩해하는 모습, 학교 복도에서 `그녀'의 환영을 만나는 장면을 찍고 있었다.
중앙대에 재학중인 김규리는 바쁜 스케줄에 쫓기다 오랜만에 학교를 찾았지만, 편한 얼굴은 아니다. `여고괴담'으로 공포영화 경험을 충분히 쌓았기 때문일까. 이미 극중 상황에 빠져있는 듯 어두운 표정이다.
다른 배우들도 마찬가지. "며칠전 예고편을 찍을 때도 무서워 죽는 줄 알았다. 모두들 분위기에 눌려 제대로 웃지도 못했다"고 최정윤은 분위기를 전달했다. `손 끝 하나 꼼짝할 수 없는 악몽을 꾸는 듯한 느낌'이라는 안병기 감독의 연출 의도가 곳곳에서 묻어나고 있었다.
그러나 썰렁한 촬영장과 달리 팀워크만은 벌써 뜨끈뜨끈. `왕오빠' 유준상부터 막내 김규리에 이르기까지 모두 또래들이라 금방 친해졌다. 오전 일찍 촬영을 끝낸 최정윤은 촬영장을 지키며 김규리를 응원. 하지원 또한 힘든 분장을 하고도 밝게 웃으며 자리를 지키는 의리를 과시했다.
`가위'는 대학 동아리 `어 퓨 굿맨'의 회원인 7명의 패기만만한 대학생들이 죽음의 게임에 휘말리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2월초 크랭크 인했으며 올여름 개봉된다.
[전상희 기자 fro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