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장모와 사위가 꾸미는 '육완순과 이문세 퍼포먼스'
기사입력 2000년 02월 21일 14시 27분
`현대무용과 대중음악이 만난다'는 좀 거창해 보이고 `장모와 사위가 함께 꾸민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 것 같은 무대. 3월 3,4일 서울 국립극장 대극장에서 열리는 `육완순과 이문세의 퍼포먼스'다.
서울 홍대앞 육완순 무용원. `광화문 연가' `솔로예찬' 등 이문세의 귀익은 히트곡이 피아노반주로 편곡돼 흘러나오고 그 리듬에 맞춰 무용수들이 땀을 흘린다. "하낫둘, 하낫둘" 앞에서 열심히 지휘하는 사람이 바로 `현대무용의 대모(代母)' 육완순.
"지난해 12월31일 광화문 거리축제에서 어머님이 불쑥 `네 음악갖고 현대무용을 한번 해보자'고 제의를 하셨어요. 뭔가 좋은 느낌이 팍 오더라구요. 그 자리에서 좋다고 했지요."(이문세)
제안은 20세기의 마지막날 했지만 육완순은 오래전부터 이 구상을 해왔다. 새천년 무용도 변해야 한다. 뭔가 새로운 것이 없을까. 어린 제자들에게 또 무슨 이야기를 해줄까.
그때 자신이 팬이기도 한 사위의 음악이 떠올랐다. `그래 대중음악을 편곡해 무용과 결합시키는 거다'. 무릎을 탁 친 육완순은 사위의 노래를 찬찬히 검색했다. 그래서 20여곡을 뽑아냈다.
"지난 세기가 현대무용이 뿌리를 내리는 시기였다면 21세기는 그 힘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도를 해야한다고 생각해요. 이번 무대도 그런 시도의 하나입니다."(육완순)
쉽고 재미있으면서 아름다운 무대. 대중과 함께 하는 무용이라는 뜻이다. 옆에 있던 이문세가 "그게 바로 퓨전"이라고 거든다.
이번 공연에서 최고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히든카드는 이문세가 몸소 보여주는 현대무용. `휘파람' `파랑새' 등 네곡의 노래를 하나로 묶어 장장 7분에 걸쳐 무대를 책임질 예정이다. 장모로부터 스파르타식 훈련을 받고 있다는 이문세는 "미리 춤을 보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지만 공연전까지는 절대 비밀"이라며 활짝 웃는다.
(02)1588-7890 [김형중 기자 h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