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사랑방] SK 존스 꼴찌로 버스 내리는 이유
기사입력 2000년 02월 21일 13시 31분
◇신세기 선수단이 19일 창원 LG전에 조의를 나타낼 때 쓰는 상장(喪章)을 달고 출전해 궁금증을 자아냈습니다. 또 선수들은 유니폼 왼쪽 어깨에 검은색 테이프를 붙이고 출전한 것이죠. 이날 신세기는 구단 고위층의 갑작스런 지시로 모친상을 당한 구단주를 애도한다는 명목으로 가슴에 리본을 붙였다는군요.
이 모습을 지켜본 농구계의 한 원로는 "선수나 코칭스태프도 아닌 구단관계자가 상을 당했다고 상장까지 하는 것은 처음 보는 일"이라며 "과잉충성이 아니냐"고 꼬집더군요.
◇연세대와 기아에서 활약한 한만성씨가 지난주 끝내 세상을 떠나 주위를 안타깝게 했습니다. 한씨는 지난 93년 용산고 동기동창인 허 재 이민형과 술을 마시고 헤어진 뒤 교통사고를 당해 그동안 식물인간으로 지내다가 세상을 뜬 것이죠.
고인의 빈소에는 원주에서 경기를 마치고 곧장 서울로 올라가 문상을 한 허 재를 비롯해 농구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답니다. 고인의 대학 2년 선배인 신세기 유재학 감독은 "자동차 전문서적을 모을 정도로 차 마니아였던 그가 어떻게 교통사고로 세상을 등질 수 있느냐"고 슬퍼하더군요.
◇SBS 치어리더팀의 `우승신화'가 깨졌다고 합니다. 이 팀은 지난해 프로야구 한화에 이어 지난달 여자농구 삼성생명 등 맡는 팀마다 모두 정상에 올랐다며 자랑이 대단했습니다.
그러나 SBS가 우승은 고사하고 6강 플레이오프 진출마저 어렵게 되자 구단관계자들의 실망이 무척 컸을 것입니다.
◇현대가 삼성관계자들의 가슴에 아주 큰 못을 박았습니다.
현대는 19일 수원 삼성전서 프로 통산 최초로 정규리그 100승을 올린 뒤 선수들이 모두 코트로 뛰쳐나가 코칭스태프를 헹가래 쳤습니다.
신선우 감독을 서너번 하늘로 띄운 선수들은 이번엔 한사코 손을 내젓던 박종천 코치까지 들어올리더군요.
현대에 올시즌 5전전패를 당한 데다 안방에서 재계 라이벌팀의 100승 헹가래를 지켜보는 삼성관계자들의 얼굴은 잿빛으로 변하더군요.
◇경기직전 SK선수단 버스 앞에서 재키 존스(33)를 만나려면 인내를 가져야 합니다.
존스는 지난 시즌 현대에 있을 때부터 버스에서 맨나중에 내려야 그날 게임이 술술 풀린답니다.
국내 선수중 최고참급으로 24인승인 선수단 버스의 맨뒤에 앉는 윤호영(30)과 김광은(29)이 내릴 때까지도 두명은 엉덩이를 들썩도 하지 않는데 바로 존스와 서장훈이 그렇습니다.
키가 큰 서장훈은 나름대로 홀가분하게 내리기 위해서고 존스는 징크스가 마음에 걸려서지요.
지난 19일 충주 기아전 직전에도 이들은 마지막까지 버스에 남았고, 서장훈이 "왜 안 내리느냐"고 묻자 존스가 싱겁게 웃으며 자기 징크스를 털어놨답니다.
음식이나 샤워, 손톱, 옷 징크스는 들어봤는데 `버스 징크스'는 처음이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