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불륜남녀 필수품 '묻지마 휴대폰'
기사입력 2000년 02월 20일 15시 01분
일명 `묻지마 휴대폰'이 바람난 30∼40대들에게 인기다.
여행, 출장 등 일정기간만 사용하려는 고객과 신용불량자, 국내 체류 외국인, 휴대폰을 남용하는 청소년들을 위해 각 이동통신업체들이 판매하고 있는 선불 정액제 휴대폰이 신상 비밀 보장, 특정인에 대한 도감청이 불가능하다는 조건 때문에 30∼40대 불륜남녀들의 필수품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
기존의 휴대폰과는 달리 `묻지마 휴대폰'은 자신의 명의나 가입비, 기본료, 전화세가 없고 단말기 또한 무료로 제공받거나 중고품을 구입, 선불만 내면 바로 개통되기 때문에 일반 공중전화처럼 자신의 통화내용과 신상이 보장된다.
특히 카바레 등을 드나드는 유부녀들의 경우 제비족 등에게 신상이 노출될 염려가 없다는 점 때문에 `묻지마 휴대폰'이 더 애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부터 강남의 이동통신대리점에서 25만원짜리 선불 정액제 `묻지마 휴대폰'을 신청, 현재까지 사용하고 있는 A씨(42．개인사업)는 "업무용으로 쓰는 휴대폰 외에 사생활 보호용으로 하나 더 장만한 것"이라며 "신상이 노출되지 않아 술집 등에서 만난 여성들에게 휴대폰 전화번호를 부담없이 알려줄 수 있어 편하다"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에서 이동통신대리점을 운영하는 B씨는 "하루 평균 10여명이 `묻지마 휴대폰'을 찾는다"며 "이중 30∼40대 고객은 30% 정도고 나머지 대부분은 10∼20대 학생층"이라고 밝혔다.
또 B씨는 "선불 정액제 휴대폰은 일정 계약기간이 지나면 잔액이 남더라도 발신이 끊기고 수신만 가능하다"며 "요금도 비싼 편이지만 찾는 사람은 꾸준히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묻지마 휴대폰'은 011 SK텔레콤, 019 LG텔레콤, 016한통프리텔, 018한솔 PCS 등 거의 모든 이동통신업체가 운영하고 있으며 선불제라는 이점 때문에 업체간 판매 경쟁도 치열하다.
`011 선불이동전화 서비스'와 `019 YES서비스'는 1만원권, 2만원권, 3만원권, 5만원권 등 4종류에 요금은 국내통화 기준으로 10초당 65원이다. `016 프리카드'는 5000원권과 1만원권, 3만원권 3종류가 있으며 `로얄칩'은 25만∼100만원권까지 판매되고 있다.
[이기철 기자 leeke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