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고질병' 골 결정력 높여라
기사입력 2000년 02월 20일 12시 05분
2000골드컵(13∼28일．미국) D조 예선에서 한국은 캐나다, 코스타리카와 비겨 8강진출이 좌절됐다. 캐나다와 승점 및 골득실, 다득점까지 같아 `동전 추첨'까지 했으나 `동전'마저 한국축구를 외면하고 말았다.
유럽, 남미보다 수준이 낮은 북중미국가들과의 경기에서 만족스런 결과를 얻지 못한 것은 한국축구가 아직 세계수준과는 멀었다는 증거다.
◆문제점＝골 결정력 부족이 가장 큰 문제였다. 한국은 2경기서 수많은 찬스를 얻고도 득점으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또 선취골을 넣은 18일 코스타리카전에서는 후반에 체력열세로 연속 동점골을 허용하는 등 취약한 수비력을 드러냈다. 특히 이민성의 두번째 득점 이후엔 상대 공격을 끊지 못하고 미드필드도 압박하지 못해 역습을 허용했다. 수비력도 여전히 부족했다.
16일 캐나다전에선 측면돌파를 잘하는 박진섭, 이영표를 활용하지 못했다. 황선홍을 중심으로 안정환, 유상철이 측면에 서다보니 박진섭, 이영표가 미드필드에 묶여 있어 오버래핑을 하는 데 지장이 있었다.
선수들이 몸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잘못도 있다. 비시즌이었지만 몸을 만들어 놓지 않은 일부 선수들은 `프로'란 이름이 무색했다.
◆대책＝국가대표팀의 패배는 팬들에게 변명의 여지가 없다. 언제 어디서라도 정상 컨디션을 갖춘 대표팀이 소집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축구협회가 대표팀 운영 및 선수관리를 좀더 체계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
고질적인 문전처리 미숙을 극복하기 위해선 대형 스트라이커를 길러야 한다. 설사 플레이가 나쁘더라도 찬스에 강한 골게터가 없으면 수비와 미드필드가 아무리 강해도 소용없다.
축구는 화려한 쇼가 아닌만큼 득점찬스만 만드는데서 그치면 곤란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수확＝젊은 선수들이 대표 1진으로 성장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올림픽팀에서 올라온 이동국은 A매치 10경기 만에 첫골을 넣어 대표팀 스트라이커로서 믿음을 심어 주었다.
윙백 박진섭, 이영표와 수비형MF 김도균은 국제무대에서 통할 수 있다는 검증을 받았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대표팀의 세대교체는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골드컵 출전 만으로도 젊은 선수들은 좋은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LA＝신향식 특파원 shin＠, 도움말 주신 분＝이용수 세종대 교수, 신문선 MBC해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