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자체청백전 125m 장외 투런…ML관계자 감탄
기사입력 2000년 02월 20일 12시 05분
`라이언킹'의 홈런포에 드넓은 애리조나가 놀랬다.
삼성 이승엽(24)이 올시즌 처음으로 화끈한 홈런 리허설을 끝냈다. 이승엽은 20일(이하 한국시간) 전지훈련이 벌어지고 있는 피오리아구장서 열린 자체 청백전에서 125@의 가운데 담장을 훌쩍 넘기는 장쾌한 2점홈런을 폭발시켰다. 3번째 청백전, 9타석만에 터진 대형홈런.
백팀의 4번타자로 나선 이승엽은 1회말 포수파울플라이로 물러났지만 3회말 무사 1루서 올시즌 선발진입이 유력한 2년생 권오준의 제3구째 바깥쪽 직구를 힘차게 두들겨 미국에서의 첫 홈런을 터뜨렸다.
샌디에이고의 트라이아웃을 지켜보기 위해 피오리아구장을 찾은 메이저리그의 한 관계자는 이승엽의 티끌 하나없는 스윙을 본 뒤 "체격도 크지 않은데 임팩트가 정확하고 타구에 힘이 실린다"며 혀를 내둘렀다.
이승엽의 이날 홈런은 최고조에 이른 타격 컨디션을 엿보게 하는 대목. 선수협 파동과 관련된 인터뷰 이후 빗발치는 네티즌의 비난에 국내에선 몸과 마음이 엉망이었다. 지난달 26일 미국에 온 뒤에도 한동안 의욕을 찾지 못한채 정신적으로 심한 방황을 했었다.
그러나 훈련의 강도가 높아지면서 차츰 컨디션을 회복했고, 최근엔 정식 피칭거리(18.44@)보다 3@ 정도 앞당긴 피칭머신의 빠른 직구를 한치의 오차없이 때려낼 만큼 타격감각이 물올랐다. 피칭거리를 당길 경우 타구의 체감속도가 보통 5∼6㎞ 빠르게 느껴져 삼성 타자중에선 아메리칸리그 홈런왕 출신인 프랑코 정도가 타구를 앞쪽으로 보낼 뿐이다.
이승엽은 남은 전지훈련 동안 지난해 11월 한@일슈퍼게임 이후 둔해진 실전감각을 되찾는데 중점을 둘 계획. 지금같은 타격 컨디션을 개막전까지 유지할 경우 이승엽의 새천년 홈런퍼레이드는 예년과 달리 시즌 초반부터 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
[피닉스(미 애리조나주)＝권정식 특파원 jskwon＠sportschosu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