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 美카네기 멜론대 신종 해킹 사례 소개
기사입력 2000년 02월 18일 14시 44분
"컴맹도 해커가 될 수 있다고?"
지난 93년 개봉된 영화 `도망자(Fugitive)'에서 주인공 해리슨 포드는 아내를 살해했다는 누명을 쓰고 수사기관에 쫓기는 몸이 된다. 그도 그럴 수 밖에 없었던 것이 살인 현장에는 온통 그의 지문뿐 이었으니.
도망자 이야기는 이제 영화 속의 일만이 아니다. 사이버 세계에서도 해리슨 포드처럼 범죄 사실을 엉뚱한 사람이 뒤집어 쓸 가능성이 높아졌다. 바로 신종 해킹 기법 때문이다.
어느날 한 네티즌이 E-메일을 받는다. 메일에는 공짜 영화표를 줄테니 한번 응모해보라는 내용과 함께 한 인터넷 사이트가 링크돼 있다. 별 생각없이 그 홈페이지로 이동하기 위해 마우스를 누르는 순간 그 네티즌은 자기도 모르는새 해커가 된다. 바로 문제의 홈페이지로 이동하게 만들어 놓은 링크가 해킹 명령을 실행하는 스위치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인터넷 사용자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해킹을 행할 수 있다. 즉, 사용자들이 웹 페이지나 전자 우편, 또는 뉴스그룹 내용에 포함된 링크를 사용하면서 의도와는 상관없이 해커가 만들어놓은 악성 스크립트를 실행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실행된 악성 코드는 다른 웹 서버에 대한 무차별 접속을 감행해 최근 야후나 아마존, E-베이 등 유명 사이트들이 당했던 `서비스 접근 불가(DOS:denial of service)' 사태를 가져온다.
결국 해킹을 당한 기관이나 개인이 추적을 해보면 악성 명령의 실행자는 아무 것도 모르는 사용자. 이제는 마우스만 누를 줄 알면 컴맹도 해커가 될 판이다. 카네기 멜론 대학교의 CERT센터가 발행하는 보고서에도 이러한 수법이 자세히 소개돼 있다. 네트웍에 대한 무단 접근과 해킹 공격을 예방해주는 이트러스트 침입 탐지 소프트웨어 시험판은 한국CA 홈페이지(www.cai.com/solutions/enterprise/etrust)를 통해 다운로드받을 수 있으며 켁신시스템(02-561-3981)을 통해서도 침입 탐지 제품에 대한 기술 컨설팅을 받을 수 있다.
최근 한 기관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해킹을 배우고 싶다'는 네티즌들이 93%. 아이러니컬한 일이지만 이제는 자신이 원치 않아도 해커로 등록될 판이다.
[전동희 기자 cancel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