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여유만만'한 독수리 해외캠프
기사입력 2000년 02월 18일 12시 46분
한화 스프링캠프의 특징은 `여유'다.
피오리아스포츠컴플렉스에서 훈련중인 선수들은 섭씨 23도의 더위탓인지 뛰는 선수가 거의 없다.
내야수들이 펑고를 받을때도 1∼2명은 쉬고 있고, 티베팅을 하는 타자 곁에서 대기하는 선수가 몇명씩이나 된다.
`훈련반, 휴식반'이라는게 말이 나올 정도다.
이에 비해 인근 피닉스에서 훈련중인 삼성이나 플로리다에 스프링캠프를 차린 LG는 한명도 쉬는 선수없이 기계적으로 훈련이 이뤄진다.
특히 주전을 향한 선수들의 총성없는 전쟁으로 인해 긴장감마저 감돌 정도.
하지만 한화는 소풍온 초등학생 마냥 세상걱정이 없는듯하다.
하프피칭때 투수 구대성은 포수가 50개를 뿌리라는 사인을 내자 곧바로 30개로 정정 사인을 내기도 했다.
그나마 구대성은 20개만을 생각했지만 사진기자들이 몰려들자 서비스 차원에서 10개를 더 던졌다.
`형님, 아우'하는 분위기는 코칭스태프도 마찬가지.
코치들도 "작품은 천천히 만들어지는 것"이라며 "다른구단이 오히려 이상하지 않냐"고 반문한다.
그러나 이희수감독은 이 모든것이 철저히 계산된 것임을 밝혔다.
"생각하는 운동인 야구는 동료의 플레이를 통해 나를 뒤돌아 보는게 중요하다"며 "지난해의 우승도 선수들이 훈련때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자신을 반성할 수 있었던게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피오리아(미 애리조나주)＝이상주 특파원 sjle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