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용] 애리조나 전훈 앞장…확 달라졌다
기사입력 2000년 02월 18일 11시 32분
삼성 임창용(24)이 달라졌다.
식사 때마다 가장 늦게 식당에 나타나기 일쑤였고, 훈련장에선 마지못해 몸을 움직이던 임창용이었지만 `미국물'을 먹고부턴 부지런한 개미로 탈바꿈했다. 아침엔 맨먼저 뚝딱 음식을 해치우는 것은 물론 러닝을 할 때도 언제나 앞자리다.
너무나 달라진 모습에 오히려 동료들이 놀랄 정도. 주장인 김기태는 "성실한 선수가 그렇다면 그러려니 하겠지만 전혀 뜻밖이어서 걱정스럽기까지 하다"며 달라진 임창용을 대견스러워했다.
임창용의 변신은 올시즌 재도약을 벼르는 자기와의 약속. 지난해 13구원승 38세이브(52세이브포인트)로 구원 2위에 올랐지만 세부적인 내용에선 대단히 불만족스럽다. 플레이오프에서 고비때마다 무너진 것은 제쳐놓더라도 개인적으로 한시즌 최다인 10개의 홈런을 맞은게 너무나 분하다.
체력조절 실패와 볼배합이 문제였다. 잦은 등판으로 후반기 급격히 체력이 떨어졌던 임창용은 일찌감치 전지훈련의 목표를 체력보강에 맞췄다. 코칭스태프의 배려로 피칭은 하루 25분정도 캐치볼로 끝내고 나머지 시간은 러닝과 웨이트트레이닝으로 채우고 있다.
정식 피칭훈련이 미뤄졌다고 해서 본업을 잊을 수는 없다. 임창용이 장타를 맞은 가장 큰 원인은 직구와 변화구에 의존하는 단조로운 볼배합이었다. 부상을 염려해 직구처럼 일직선으로 날아가다 타자 몸쪽에서 툭 떨어지는 싱커를 적절히 구사하지 못했기 때문.
주로 해태시절 한솥밥을 먹던 이강철과 캐치볼을 하는 임창용은 이 시간에는 싱커성 직구만을 뿌린다. 이강철이 "자연스럽게 싱커가 되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을 만큼 공끝은 여전히 살아있다.
그때마다 멋적은 웃음을 흘리지만 올시즌 `불패신화'를 꿈꾸는 임창용에게는 선배의 칭찬도 채찍질로 들린다.
[피닉스(미 애리조나주)＝권정식 특파원 jskw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