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연고지 새판짜기'누가 득인가?
기사입력 2000년 02월 17일 23시 25분
창단 4년동안의 화끈한 투자끝에 드디어 `황금시장' 서울의 문을 연 현대의 빛나는 승리일까.
그러나 17일의 구단주총회 결과는 지난 12일의 이사회 결과와는 느낌이 사뭇 다르다. `현대→서울, SK→수원 또는 인천'으로 정리됐던 이사회 결과는 구단주총회를 거치면서 SK의 연고지가 수원으로 명확해진 반면, 현대 연고지는 `서울을 포함한 기타도시 운운' 등의 토가 달렸다.
더구나 기존 연고팀에 대한 보상의무를 확정함에 따라 SK 현대 LG 두산까지 4개팀이 얽힌 보상문제로 얘기가 적잖이 복잡해졌다. SK는 수원에 들어가면서 현 연고구단인 현대에 보상해야 한다. 그러나 순차적으로 현대가 서울로 옮기면 계산이 이상해진다. 현대에게 LG 두산에 대한 보상의무가 발생하고, SK가 현대에 대해 보상할 부분(경기 연고권)은 갑자기 실체가 사라지는 결과. 정작 창단팀인 SK는 수도권에 공짜로 자리잡고, 현대는 돈을 내고 새연고지를 사게되는 다소 엉뚱한 그림이다.
구단주총회는 막연히 `보상의무'만을 결정했을뿐, 누가 누구에게 보상해야하는지 명확히 얽어놓지 않아 진짜 새판을 짜기까지의 난제는 여전히 산더미다.
직접 이해당사자인 SK와 현대는 모두 불만이다. SK는 여전히 시즌불참을 협박하고 있고, 현대는 "서울팀을 설득하지 못한다면 괜히 수원만 떼주는 꼴이 아니냐"며 걱정.
물밑을 셈해보면 SK쪽이 밑질 것 없는 국면이라는 평이다.
구단주총회가 이사회 결정을 뒤집기 힘든 현실을 고려하면, SK는 총회에 던진 `서울카드'로 연고지보다는 가입금이나 선수수급안에서의 득을 노렸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번 총회서 결론을 얻지 못했지만 그부분에서의 상황은 SK에 유리하게 돌아갈 공산이 커졌다. 반면 현대는 진짜 서울입성을 이루기 전까지 녹록치않은 LG와 두산을 상대로한 협상과정이 남아 있다.
[이승민 기자 cjminni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