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지니스] 인터뷰 - 휠라코리아(주) 대표이사 윤윤수 사장
기사입력 2000년 02월 17일 14시 36분
휠라코리아 윤윤수 사장(55). 지난 96년 연봉 18억 8000천만원을 받아 세상의 직장인들로 부터 부러움을 샀던 그다. 가능한 많이 벌고 노력한 만큼 댓가를 받고 받은 만큼 세금을 정확하게 내는 `투명경영인' 윤윤수.
그를 만나기 위해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앞 휠라코리아 본사를 찾았다. 깨끗하고 정리가 잘 된 사무실을 물론 사원들의 인상이나 회사 분위기에 신선미가 넘쳤다.
한 사원을 붙잡고 물었다. "사원으로 볼때 윤사장은 어떤 분이세요?". 말끔하고 단정하게 생긴 한 사원이 말했다. "일을 퍼펙트하게 처리하는 완벽주의자입니다"
그랬다. 한국인으로 휠라코리아를 세계적인 그룹 휠라 내에서 두번째로 위상을 높힌 장본인인 그는, 별로 틈이 없어 보였다. 안경 너머로 자신감이 부담스럽지 않게 배어 나왔다.
이탈리아에서 시작된 휠라신화. 99년을 기준으로 휠라코리아의 그룹 내 매출규모는 14%(총 매출액 15억달러 중 1억 2000만 달러)를 차지했다. 미국이 1위이고 2@3위를 놓고 본산지인 이탈리아와 어깨를 겨뤘다.
또 윤사장은 세계 스포츠화 시장에서 패션과 기능성을 조화시킨 휠라 브랜드를 인기상품을 만들면서 그룹 내 위상을 한껏 올렸다.
모든 것을 `클린 업'하겠다는 투명경영을 부르짖는 그는, 지난 96년엔 총 매출액 1400억원 중 세금으로 200억원을 냈다. 순수입은 국내 기업 중 97위를 차지했다. 이 모든 게 투명경영의 결과라고 말한다.
세금 잘내는 기업인으로 유명한 윤윤수 사장. 개인적으로는 92년부터 99억원을 벌어 그중 55억원을 세금으로 냈다. 회사는 1200억원을 벌어 국세로 800억원을 냈다. 덕분에 오는 3월 3일 국세의 날에 대통령 표창을 받는다.
매일 아침 격언들로 가득찬 비디오 프로그램 `Getting along'을 간부사원들과 보면서 회의를 시작하는 윤사장. 더불어사는 세상을 부르짖는 그는, 세계가 하나인 시장에서 진정한 한국산의 의미가 무엇인지 개념 정립이 필요하다면서 차분하게 말문을 열었다.
-회사에 출근해서 무슨 일을 처음 하나?
▲오전 7시 40분에 출근하죠. 컴퓨터를 켜고 E@메일을 체크하고 인터넷 및 팩스까지 챙깁니다. 새로운 정보를 정리하죠. 그리고 간부회의를 합니다. 회의는 변화무쌍한 정보를 직원들과 빨리 공유하자는 게 목적이죠. 휠라코리아의 회의는 한마디로 정보공유입니다.
-사원들에게 항상 강조하는 말은?
▲지난 1991년 회사 설립 이래 기본기를 강조합니다. 기본에 충실하자는 것이죠. 그렇지 않으면 상황변화에 따라 휘청거리게 마련입니다. 뿌리 깊은 나무가 바람에 아니 흔들리듯 기본기가 갖춰진 개인과 기업은 쉽게 흔들리지 않죠.
-휠라 코리아의 경우 어떤 사원이 1등 사원인가?
▲기본이 충실한 사원, 성실한 사원, 정직한 사원 곧 1등 사원입니다. 인성이 갖춰져야 경쟁력을 갖습니다. 옛날엔 돈이 사람을 모았지만 지금은 사람이 돈을 버는 시대죠. 그만큼 사람이 중요애요. 기본이 잘 닦여진, 그런 사원이 좋은 사원입니다.
-지난 96년 18억 8000만원의 연봉을 받아 국내 최고의 샐러리 맨으로 유명한데?
▲96∼97년 연속해서 18억 8000만원을 받았죠. IMF때인 98년엔 16억원을 받았어요. 스스로 깎았죠. 지난해엔 17억4000만원을 받았는데 올해엔 IMF전인 18억 8000만원을 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개인사업체인 라인실업의 4억원을 합치면 총수입은 더 늘어납니다. 왜그렇게 많느냐고 묻는 분들이 있죠. 저희 회사엔 비자금이란게 없어요. 뒷거래가 없죠. 모든 것을 밖으로 오픈 시킵니다. 투명이란 세상 속으로 말입니다. 사장이 지출해야하는 각종 비용도 모두 정확하게 예산으로 책정, 집행합니다.
-연봉은 주로 어디에 쓰나?
▲주로 세금으로 냅니다. 제 개인생활은 연봉의 4분의 1만 써도 되요. 기쁨은 세상과 함께 나누어야해요. 지인들, 어려운 분들에게 조금씩 도와 드립니다. 제가 돈이 많아서가 아니죠. 마음이 편한게 더 중요해요. 내 자신이 가질수 있는 행복감은 돈주고는 못삽니다. 더불어 사는 것, 그곳에 인생의 답이 있습니다.
-주량과 특별한 취미는?
▲술은 잘 못하고 담배도 끊었어요. 예전엔 주말이면 팬티만 입고 방바닥을 뒹구는 게 제일 좋았죠. 요즘은 쉰살부터 시작한 골프에 맛을 들여 주말이면 필드에 나갑니다. 핸디는 공개할 수준은 못됩니다.
-스포츠는 무얼 즐기나?
▲씨름을 좋아해요. 제 정서와 맞는 것 같아요. 단순하면서도 고도의 집중력과 기술이 필요한 씨름은 보는 맛이 있어요.
-직원들과의 대화창구는?
▲1달에 한번씩 `휠라인의 밤' 행사를 갖습니다. 회사내 카페테리아에서 소주 파티를 합니다. 사원들 이야기도 듣고 제 이야기도 하면서 하루 저녁을 같이 보냅니다. 또 사원들과 함께 스키나 등산을 아이템으로 야유회도 갑니다.
-스포츠용품 회사인데 사내 스포츠팀은?
▲사내에 동호인 축구팀인 토네이도 1, 2 모두 두팀이 있어요. 지난해 스포츠조선이 주최한 전국직장인축구대회에서 만만찮은 실력을 보인 것으로 압니다.
-이탈리아와 한국은 반도국이라는 공통점이 있는데?
▲금방 뜨거워지고 식는 반도기질이 같아요. 기름이 한방울도 안난다는 것도 같구요. 그러나 산업적인 측면에서 볼땐 많이 다르죠. 좋은 중소기업들이 많아요. 그들의 산업구조는 배워야죠. 규제로 일관하는 관제와 투명하지 않은 전횡 같은 것은 없어요.
-투명경영이란 뭔가?
▲우리 기업 풍토에서 오너들의 욕심과 잘못된 관행으로 사회에 상처를 입힌 경우가 얼마나 많습니까? 웃기는 이야기죠. 기업은 자본과 사람입니다. 이 두가지가 투명해야합니다. 높은 지식, 노하우, 경험 그리고 전문성을 갖춘 인재들이 필요합니다. 그 인재들이 투명한 마음으로 일에 임한다면 성공하리라고 생각해요.
-휠라를 대표하는 신발의 출생지가 한국이라는데?
▲그렇죠. 한국인이 아이디어를 내고 돈 역기 한국인(쌍용 USA)이 대고 유행은 미국의 한국교포들이 시켰죠. 특히 미국의 신발가게 주인들이 휠라를 세계적인 브랜드로 키우는데 큰 역할을 했어요. 한국인이 만든 상품이에요. 휠라가 태어난 곳은 이탈리아지만 키운 것은 한국인입니다.
-96년 미국내 신발류 점유율 7.7%를 기록, 흴라 코리아의 위상이 급상승했는데
▲미국 시장내 신발류는 나이키, 리복, 휠라 순이었다가 96년엔 아디다스가 3위를 차지했어요. 곧 제자리를 찾을 겁니다. 미국 시장은 농구화는 줄어들고 캐주얼 신발들이 강세이기 때문에 집중공략 할 생각입니다. 세계시장은 전쟁터나 같아요.
-휠라 스포츠화의 장점은?
▲스포츠화 브랜드 중 가장 늦게 83년에 시작했어요. 대신 패셔너블한 신발로 시장을 개척했지요. 기능성과 패션을 합친 게 저희 브랜드의 장점이죠. 여기에다가 테크니컬한 면까지 갖췄지요. 마라톤 신발은 최고입니다. 기능성을 위해 `디스커버리 케냐 프로젝트'를 세웠지요. 그리고 마라톤선수를 길러 낸 겁니다. 세계 유명 마라톤 선수는 휠라를 신어요.
-매체 광고보다는 스포츠 마케팅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는데?
▲스포츠마케팅에 애착이 가는 건 사실이죠. 그러나 50대 50이에요. 균형을 맞추고 있어요. 유명선수 지원을 통한 마케팅으로 반사이익을 추구하는 게 제 스포츠마케팅철학입니다.
-휠라코리아의 그룹 내 위치는?
▲미국이 1위이고 이탈리아와 저희가 비슷해요. 전 그룹내 14%(총 매출액 15억 달러 중 1억 3000만 달러)를 차지해요.
-휠라 코리아의 고속성장 주요인을 분석하면?
▲역시 기본기와 투명경영입니다. 1991년 휠라코리아 설립 이래 독자성을 유지하면서 성장했어요. 회장 이외에 휠라코리아의 경영에 이러쿵 저러쿵하는 사람은 없어요. 자금@전문성@기본에 충실한 경영이 원인이라면 원인이죠.
-92년부터 각종 프로 스포츠 대회를 지원해 왔는데?
▲제가 생각하는 스포츠 마케팅은 기본적인 시장을 키우는 것이에요. 전국직장인축구대회 지원도 같은 맥락입니다. 그동안 프로스포츠에 대한 지원이 컸지요. 95년부터 엘리트 체육에서 생활체육으로 방향을 전환, 지원하고 있어요. 앞으로 아마추어 스포츠 지원의 폭을 넓힐 계획입니다.
-최근 도쿄 마라톤에서 한국신기록을 세운 이봉주 선수에게 특별 격려금을 지급했는데?
▲계약서 상 우리 신발을 신어야 하는데 타 브랜드를 신었어요. 한국 기록을 깼죠. 신기록을 세운 국가적인 일이란 생각에서 계역서 내용과 상관없이 격려금을 결정했어요.
-고교생 장학금 지원 등 더불어사는 세상을 추구하고 있는데?
▲더불어 살면서 느끼는 행복감은 크죠. 지난 93년부터 조금씩 마음을 나누고 있어요. 지금까지 장학금 등으로 14억원 정도 내놓았어요. 액수가 중요한 것은 아니죠.
-휠라 코리아의 올 전망은?
▲출발이 익사이팅해요. 지난해 대비 30%성장이 목표입니다. 총 매출액은 1200억원 정도이지요.
-올 개인적인 계획은?
▲회사일이죠. 제품 하나 하나에 정성을 다할 생각이죠. 사람이 하는 일이나 혹시 저희 제품에 잘못이 있으면 최선을 다해 문제를 해결하겠습니다. 약속드립니다.
[박용재 문화부장 easts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