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새천년 만화 키워드는 '축구'

기사입력 2000년 02월 17일 14시 36분


축구만화 붐이다. 거의 모든 잡지가 축구만화를 연재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봇물 터진 듯 쏟아져 나오고 있다. 축구만화가 없으면, 잡지가 왠지 허전해 보일 정도다.
현재 잡지에 연재되고 있는 축구만화는 여섯 편이나 된다. 전세훈의 '슈팅'(소년챔프), 조재호의 '폭주기관차'(아이큐점프), 박산하의 '레드붐붐'(쎈), 장병엽의 '앙팡테리블'(코믹팬티)과 '투톱'(영점프), 이태호의 '일레븐'(코믹엔진) 등이다.
지난해 말 창간한 '쎈'과 '코믹엔진', 2월 1일자로 창간한 '코믹팬티' 세 잡지 모두 축구만화를 '필수과목'처럼 끼워넣었다. 여기에 아동만화잡지 '팡팡'이 이번주 최지민의 개그축구만화 '옐로우카드'를 선보였다. '소년챔프'는 김태형의 '톰보이'를 준비하고 있다.
가히 축구만화 전성시대라 할 만하다. 왜 그럴까. 그 이유는 축구 붐에 있다. 안정환, 이동국, 고종수 등 신세대스타가 뜨면서 축구가 예전 인기를 회복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2002년 월드컵까지 이어질 축구열풍이 바탕에 깔려 있다. (주)대원의 오태엽팀장은 "만화잡지 기자들이 몇 년 전부터 시작된 월드컵 바람을 활용, 전략적으로 축구만화를 기획한 결과"라고 말한다.
같은 축구만화지만, 접근 방식은 다르다. '슈팅'과 '폭주기관차'가 투혼을 강조하는 전형적인 스포츠물이라면, '일레븐'은 학원액션만화 냄새를 물씬 풍긴다. '옐로우카드'는 초등학생용 개그물에 가깝다.
또 '레드붐붐'과 '톰보이'는 여자축구선수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점이 특이하다.
이들 중엔 '슈팅'이 최고참에 속한다. 단행본 16권을 넘어서며 장기연재 중이다. '폭주기관차'는 축구선수였던 아버지와 쌍둥이 아들을 등장시켜 팬들을 사로잡고 있다.
아쉬운 점도 있다. 양적으로는 풍성해졌지만, 질적으로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학산문화사 박성식팀장은 "최근 스포츠물에는 새로운 드라마가 없다. 메시지도 진부한 편이다. 젊은 작가들의 분발이 더욱 요구된다"고 따끔하게 일침을 가한다.
[임정식기자 dad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