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천원전] ○유재형 3단 ●최명훈 7단
기사입력 2000년 02월 16일 14시 17분
제7보(61∼83)＝흑 61로 미끄러지는 최 7단의 심정이 쓰라리다. 하변을 선제공격해 크게 확보할수 있었던 기회를 놓치고 이렇듯 저위로 후퇴할수 밖에 없어서는 우변에서 그나마 번 것들을 모두 까먹은 셈이다.
반면 백의 손길은 무척 가볍다. 64까지 하변을 선수로 처리하고 진작부터 노리던 66의 맥점을 구사해간다. 어느 쪽을 받을 것인가를 묻는 시기적절한 응수타진이다. 이에 흑 67 쪽 이음은 정수. 흑 1쪽으로 잇는 것이 튼튼하기는 하지만 당장 백 2∼6까지 연속 맥점이 성립되는 장면이다.
국면이 유리하면 흐름을 쉽게 이끌어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백 68이 그런 경우. 69로 끼우는 맛 등 뒷맛을 노릴 수도 있지만 가볍게 활용 정도로 그치고 72까지 등을 두텁게 하고 있다.
흑 73은 시급하다. 거꾸로 백이 한칸위로 어깨짚어가면 중앙 백세가 살아나는 동시에 좌상 흑말 전체가 궁핍해진다. 백 74 이하 얄미울 정도로 실리를 챙기고 있는 유 3단이다. 82까지 단순히 실리추구만 아니라 흑말의 근거를 빼앗고 있다.
[해설．유재형 3단/글．공윤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