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들어줄 한계 넘었다' 힘겨루기 예상
기사입력 2000년 02월 15일 01시 35분
"해도 해도 너무한다!"
SK가 KBO에 내놓은 당당한 요구안에 7개구단이 봇물처럼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아무리 한구단이 쓰러진 시기를 골라 생색내며 들어오는 팀이라지만 "SK의 욕심이 태산만하다"고 성화다.
기존팀들이 가장 크게 반발하는 부분은 SK가 은근슬쩍 쌍방울 선수들의 선별적 인수를 못박은 선수수급안. SK는 7개팀의 보호선수 범위를 KBO안인 25명에서 20명으로 줄이면서 팀당 지원선수는 2∼3명으로 요청해 SK의 골격이 될 쌍방울 선수단의 규모를 타팀 시각보다 훨씬 작게 보고 있음을 드러냈다. SK 이노종전무는 "엄연히 인수가 아닌 창단"임을 강조하며 "자선사업에 뛰어드는 것이 아닌 이상, 창단팀의 전력강화에 뚜렷한 보탬이 안될 선수들은 영입할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7개팀과 KBO는 크게 당황하고 있다. "당초 서울을 개방하는 등의 파격적인 신생팀 우대안이 나온 것은 쌍방울 처리안이 그 출발이었다"고 입을 모으는 7개팀은 "SK가 쌍방울 선수단을 책임지지 않겠다면서 특혜만 요구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분통. "테이블에 올랐던 안중 유리한 것은 모두 취하고, 부담스런 안은 밀어낸다"는 비판이다.
연고지 선택권과 3년간 신인 우선지명권, 외국인선수 1명 추가허용 등 SK는 팀의 틀을 짜는 각부문에서 빠짐없는 특혜를 요구했다. "KBO가 약속한 승률 4할의 전력을 위해서"라는 SK의 주장에 대해 타팀들은 "다 들어주면 당장 우승전력에 가깝다"고 반발한다. 어려운 시기에 몰린 죄로 헐값에 수도권을 내주는 기존팀들이지만 "양보에도 한계가 있다"고 버티고 있어 SK와의 한판 힘겨루기가 예상된다.
[이승민 기자 cjminni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