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가 이러쿵 저러쿵] 조성모 이정현 CF가 낳은 유행어
기사입력 2000년 02월 14일 14시 23분
유행어는 시대상을 반영한다. 유행어는 정치 경제 사회 각 분야에서 만들어지지만, 대중들과 친숙해지는 많은 말들이 연예계에서 탄생되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유행어의 탄생은 정말 예측하기가 힘들다.
개그맨들의 경우 자신만의 유행어를 만들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한다. 이처럼 유행어에 집착하는 것은 아무리 인기가 없는 신인이나 이제는 한물이 간 연예인들도 유행어 한 방이면 그 인기정상에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머리를 쥐어짜내, 의도적으로 만들어낸 말들이 유행하는 경우도 있지만, 자연발생적인 유행어가 더 폭발력이 강하다.
N세대 팬들은 특히 유행어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들은 스타의 의도하지 않은 말 한마디를 유행어로 만들어내기도 한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지난해 연말 가요제 시상식에서 조성모가 대상 수상 소감으로 "이제 저 외롭지 않아요"라고 한 말이다.
이 말이 한참 유행한 듯 싶더니, 곧 조성모가 이정현과 호흡을 맞춰 출연한 CF에서 이정현의 대사 "잘자, 내 꿈꿔"가 히트를 쳤다. 이 대사는 "잘자, 개꿈 꿔"로 살짝 바꿔 입에서 입으로 옮겨졌고, 이제는 최민수 버전까지 나와 "잘자라, 네 꿈은 내가 꾼다"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처럼 유행어는 다양한 버전을 낳기도 한다.
차태현과 김은정이 "묻지마 다쳐"로 인기 급상승한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물론 본인들의 자질이나 노력이 뒷받침 됐겠지만, 유행어 한방의 효과가 컸다.
예전엔 가수가 유행어의 주인공이 되기가 쉽지 않았는데, 요즘엔 반드시 그렇지도 않은 모양이다.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유행어로는 `엄정화'가 있다.
누가 무엇을 모를 땐 그저 `엄정화'라고만 대답하면 그만이라는 것이다. 바로 `엄정화'는 `몰라'라는 뜻.
또 "`실연'을 불러 인기를 모은 코요태의 신지가 가장 좋아하는 야채는?"이라는 질문에 `마늘'이라는 정답이 나와 배꼽을 잡게 만든다. 그 이유는 "나 만을(마늘) 사랑한다 했잖아~"라고 노래를 불렀기 때문이라나.
기성세대는 잘 이해못할 N세대 유행어라고 할 수 있다.
글:이문성[영화기획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