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장가 못간 것도 서러운데…'
기사입력 2000년 02월 13일 12시 52분
"아, 저도 기다리는 애인 있어요." "그래, 너 하루 더 있어."
미국 플로리다 베로비치에서 전지훈련을 하고 있는 LG의 젊은 총각들은 입이 쑥 나왔다. 장가 못간 것도 억울한데 또다른 서러움까지 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총각들의 서러운 사연은 이렇다.
LG는 미국 전지훈련을 마치고 21,22,24일 세팀으로 나눠 일시 귀국한뒤 곧바로 일본 오키나와로 떠난다. 한꺼번에 한국으로 돌아오면 좋겠지만 비행기 사정과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 3일동안 나눠서 비행기를 타게 됐다. 21일이 16명, 22일 18명, 24일 9명이다.
당연히 첫 비행기를 타고 싶은 것이 미국의 빵과 치즈에 물린 선수들의 똑같은 심정. 하지만 코칭스태프는 김용수 김기범을 비롯한 고참들에게 우선 순위를 주면서 예외를 인정했다.
바로 1월9일 결혼한 새신랑 안상준과 얼마전 `아빠'가 된 서용빈을 추가시킨 것이다. 안상준은 13일 오전까지 22일 명단에 올랐다가 이광은감독의 특별배려를 받았다.
이렇게 되자 22일은 유지현 이종열 등 젊은 총각들의 차지. 24일 명단은 군미필자들로 재출국수속이 복잡해 아예 도착하자 마자 비행기를 바꿔 타고 곧바로 일본으로 가게 돼 차라리 맘이 편하다.
"나 참, 누구는 결혼하기 싫어서 안했나."
올시즌이 끝난뒤 LG선수단에 결혼바람이 불지도 모르겠다.
[베로비치(미 플로리다주)＝신보순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