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용빈] 병역비리 악몽 털고 새출발
기사입력 2000년 02월 13일 12시 52분
나는 없다. 오직 팬만 있다.
LG 서용빈(29)이 올시즌을 맞는 감정은 남다르다. 그동안은 자신을 위해 치고 달렸지만 올해는 팬들을 위한 야구를 하려고 한다. 1년동안의 야인생활이 그의 눈길을 팬쪽으로 돌려놓았다.
지난해 병역비리에 연루, 재판을 받아온 서용빈은 지난 1월 병역법 위반혐의에 대해 무죄선고를 받았다. 올시즌 뛸 수 있는 면죄부를 받은 셈이다.
하지만 보는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걱정이 떠나질 않는다. 그래서 팬을 먼저 생각하기로 했다. 서용빈은 "94년 데뷔할때는 나를 위해서 뛰었다. 그러나 올해 나의 야구는 없다. 그동안 격려해주고 질책해 준 팬들을 위해 뛰겠다"고 말했다.
1년의 공백이 있었지만 별 문제는 없다. 전지훈련에 늦게 합류했지만 개인적으로 체력훈련을 꾸준히 해온 덕분에 힘에서는 뒤쳐지지 않는다. 배팅볼을 쳐내는 것을 보면 타격의 정교함도 여전하다.
현재 투수들이 컨디션을 거의 끌어올린 상태에서 뿌리는 공을 코스대로 정확하게 받아치고 있다. 김상훈타격코치는 "타격밸런스가 워낙 좋아 폼이 흐트러지지 않는다. 1년동안 뛰지 못했지만 계속 야구를 생각하고 자신을 관리해왔다는 증거"라고 칭찬한다.
플로리다의 따가운 햇빛에 검게 그을린 서용빈은 "어떤 성적을 올리겠다는 것보다 올시즌 처음부터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다지고 있다.
[베로비치(미 플로리다주)＝신보순 특파원 bsshi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