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남북 단일팀 뜬다…내년 美선발과 대결 추진
기사입력 2000년 02월 13일 11시 57분
서울과 평양을 오가는 경-평 골프대회가 펼쳐진다.
스포츠 컨설턴트인 더글러스 머랜씨는 13일(한국시간) "한국을 대표하는 박세리 김미현 박지은과 북한의 여자골퍼 1명 등 4명이 한팀을 이루고 미국선발로 한팀을 구성해 서울과 평양을 오가며 매치플레이 방식의 경기를 펼치는 대회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LA 우먼스 골프대회에 참가하고 있는 박세리와 김미현 박지은에게 경@평골프의 취지를 설명하고 출전의사를 타진하기 위해 캘리포니아주 시미 밸리의 우드 랜치GC에 왔다는 머랜씨는 "그러나 아직 일정과 스폰서가 잡히지 않았지만 빠르면 내년이나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치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머랜씨는 또 "이미 북한 올림픽 위원회를 비롯한 체육단체 관계자들과 상의했는데 그들은 경-평골프에 매우 흥미를 갖고 있다"고 밝히고 "팀만 구성되면 북한에서 골프대회를 벌이는 일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2년전부터 `경-평골프'를 구상했다는 머랜씨는 지난 90년 서울과 평양을 오가며 펼쳐진 경평축구를 성사시키는데 비공식적으로 참여, 한몫을 했던 주인공인데 요즘은 스포츠 마케팅을 하면서 각가지 이벤트를 만들어 여러차례 북한을 다녀왔던 경력의 소유자다.
머랜씨는 "대회의 방식은 평양골프장에서 첫날은 클리닉을 하고 이튿날에는 단체전 성격의 승부를 펼친 뒤 그 멤버 그대로 서울로 와 똑같은 방식의 경기를 펼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북한에는 평양인근 용강에 골프장이 한군데 있는데 이 골프장은 주로 북한 고위관계자와 외교관들이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소식을 들은 박세리와 김미현 박지은 등은 "골프로 경@평전을 한다는 자체가 뜻깊은 일 아니냐"고 반문하면서 "좋은 취지로 열리는 대회라면 얼마든지 참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평축구와 청소년 축구 단일팀, 세계탁구 단일팀에서 남북한이 하나가 되는 장면을 보고는 큰 감동을 받았다"는 머랜씨는 "세계적으로 골프가 인기를 끌고 있는 요즘 서울과 평양을 오가며 치르는 골프대회가 남북한 화해에 도움이 될 것 같아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시미 밸리(미국 캘리포니아주)＝이사부 특파원 golf＠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