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필빈씨] '성교육? 구성애씨보다 잘할수 있어요'
기사입력 2000년 02월 11일 13시 55분
여자 비뇨기과 의사가 안방 극장의 스타로 떠올랐다.
임필빈씨(27).
인천시 부평6동에 있는 가톨릭대 성모자애병원 레지던트 1년차.
전공의 과정을 밟고 있는 이 `예비 의사'의 인기가 요즘 웬만한 연예인 빰 칠 정도다.
방송출연 섭외와 강사초빙 요청이 쇄도하고 출판업자와 비디오업자는 성교육 책자나 비디오를 만들자며 조르고 있다.
그녀를 알아보는 사람도 제법있고, 사인 공세까지 받는다.
"인기 비결이요? 여자 비뇨기과 의사이기 때문이겠죠. 말도 비교적 재밌게 잘하는 것 같고…."
`스타 탄생'의 무대는 지난해 12월 11일 방영된 SBS TV의 `남희석 이휘재의 멋진 만남'.
주위 사람의 소개로 출연한 `못말리는 데이트' 코너에서 그녀는 시종일관 시청자들을 웃겼다.
다른 여성 출연자들과 달리 데이트 상대인 이휘재와 남희석을 골탕먹였고, 춤솜씨와 재치있는 말솜씨로 시청자들의 배꼽을 뽑았다.
방송 섭외가 이어졌다.
SBS TV의 `한선교 정은아의 좋은 아침' 프로에는 두 차례나 출연했고 KBS1 TV의 `여성화제 토요일에 만납시다'와 iTV의 `손창민, 김원희 3일간의 사랑'에도 얼굴을 내밀었다.
여기서 그녀는 자신의 `끼'를 한껏 발산했다.
인턴, 레지던트 시절 비뇨기과 병동에서 겪었던 에피소드는 폭소탄 그 자체였다.
그중 인턴시절 전립선염 환자를 검사하다가 발기시킨 사건은 단연 압권.
딸만 여섯인 집안의 세째딸인 그녀는 "비뇨기과 의사가 된 데는 주위 분들의 권유도 있었지만 남자에 대한 `환상'도 작용했다"고 말할 만큼 솔직하다.
"의사는 권위주의적이기 보다는 대중적이어야 한다는 게 제 생각이에요. 천박스럽지 않으면서 존경받는 의사면 더 좋겠죠."
하루 24시간이 모자란다는 레지던트 1년차.
그녀는 방송출연 덕에 요즘 몸이 10개라도 버티기 어려울 정도가 됐다.
올초 개설한 인터넷 홈페이지(www.drfeel.co.kr)를 검색, 상담을 해주는 일도 만만치 않은 작업이다.
그녀는 현재 이 사이트에 연재중인 성컬럼 코너 `임필빈의 25시'에 강한 애착을 보이고 있다.
"비뇨기과 외래에서 만난 여성 환자들이 의외로 성에 대해 무지한 것을 보고 이 컬럼을 기획했어요. 아름답고 행복한 성(性)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녀의 꿈은 여성비뇨기계의 일인자가 되는 것. 기회가 주어진다면 성교육 강사로 뛸 생각도 갖고 있다.
"구성애씨보다 더 잘 할 자신이 있어요."
처녀 의사의 목소리에 똑소리가 묻어났다.
[강병원 기자 hospital@sportschosun.com]
[사진 윤철승 기자 antiq@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