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김동주, 집안경제사정 최악-협의 탈퇴
기사입력 2000년 02월 10일 23시 04분
"몸은 떠나도 마음만은…."
두산 `슈퍼곰' 김동주가 뜨거운 눈물을 뿌리며 선수협을 등졌다.
김동주는 10일 선수협을 탈퇴한 뒤 구단사무실을 찾아 전지훈련에 참가하겠다며 백기를 들었다.
전날 밤 늦도록 선수협 대표단과 최종 협의를 거쳐 내린 어려운 결정.
`투사' 김동주의 마음을 잘 알고 있는 대표단 멤버들은 오히려 그의 등을 두드려줬다.
김동주가 탈퇴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집안 사정 때문이다.
오는 5월 출산을 앞둔 아내도 그렇거니와, 당장 생활비를 걱정해야할만큼 경제적으로 쪼들리고 있다.
연봉을 받지 못하면 파산이 예상되는 최악의 상황.
깍짓동 몸피에서 뿜어내는 대포알 타구로 서울팬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던 김동주는 야구장에서처럼 선수협 일에도 적극적이었다.
지난달 21일 서울 63빌딩 선수협 창립총회에서 평선수로는 첫번째로 입장, 주저하던 다른 선수들에게 길을 터줬던 그는 이후 선수협이 고비를 맞을때마다 최전방에서 궂은 일을 해왔다.
선수협을 응원 방문한 팬들도 소신 있고 듬직한 김동주에게 갈채와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탈퇴해야만하는 김동주의 마음이 아플 수 밖에 없다.
한편 지난달 정수근 홍성흔 등에 이어 김동주의 탈퇴로 두산의 선수협 잔류인원은 강병규 심정수 박명환 등 5명으로 줄었으며 한때 139명에 이르렀던 선수협 가입자는 23명이 됐다.
최근 선수협은 대표들을 제외한 나머지 인원의 구단 복귀는 굳이 말리지않는 방향으로 전술을 변경하고 있다.
`선수협이 꼭 필요하다'는 대세와 선수들의 마음을 확인한만큼 KBO와 구단을 상대로 한 지리한 소모전에 전원이 함께 할 필요는 없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송철웅 기자 simba＠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