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 ML-美언론들 '원더풀' 극찬
기사입력 2000년 02월 10일 23시 04분
`쌩리'의 주가가 상한가로 치솟고 있다.
보스턴 이상훈(29)이 미국 야구계와 언론의 뉴스메이커로 떠오르고 있는 것. 올시즌 보스턴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 디딤돌이라는 평가까지 받을 만큼 이상훈의 몸짓 하나, 말 한마디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입단 계약을 했을 때와는 비교도 안되는 후한 대접.
당시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은 이상훈을 그저 `동양에서 날아온 별볼일 없는 애숭이' 정도로 취급했었다. 지명도가 떨어지는데다 아시아 야구를 업신여기는 미국 언론의 특성이 상당히 작용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지난 97년말 메이저리그 진출에 실패한 경력이 이상훈에 대한 평가를 낮추는데 한몫을 했다.
그러나 보스턴이 이상훈에게 3년간 옵션을 포함해 약 100억원의 거금을 투자한 사실이 화제가 되면서 의혹의 눈초리는 호기심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명문구단인 보스턴이 막대한 스카우트 비용을 들였을 때는 뭔가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싹텄다.
당초 보스턴의 취약 포지션으로 구원투수진이 꼽혔지만 이상훈이 허리를 받칠 것이라는 얘기가 돌면서 최강의 불펜으로 평가되는 것도 `이상훈 효과'. 팀내 으뜸 구원투수인 톰 고든이 오른쪽 팔꿈치 수술로 올시즌 출전이 불투명한 상태에서 이런 평가를 받는데서 이상훈의 기대치를 가늠할 수 있다.
미국의 유력 야구잡지인 `US투데이 베이스볼 위클리'(2월 두번째주)도 이상훈을 올시즌 메이저리그 주목 대상선수 100명중 22위에 올려놓았다. 특히 이 잡지는 이상훈과 일본 요코하마에서 올해 시애틀로 이적한 사사키와 묶어 `이상훈과 사사키가 (메이저리그) 불펜에 아시아의 힘을 불어넣는다'는 제목의 박스기사를 싣기도 했다.
`삼손'의 괴력으로 한국과 일본을 휩쓸었던 이상훈이 이제 `쌩리'의 이름으로 메이저리그에 돌풍을 일으킬 날도 머지 않은 것 같다.
[포트마이어스(미 플로리다주)＝김우석 특파원 kwooseo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