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베트남 대학생들 한국어-가요-패션 배우기 붐
기사입력 2000년 02월 10일 14시 44분
"남주띤 쏘녁!"(한국 최고!)
베트남 대학생들 사이에 한국 배우기 열풍이 불고 있다.
한국어를 배우려는 대학생들과 한국식 패션을 선호하는 신세대들이 늘고 있는 것.
현지 젊은이들 사이에 불고 있는 한국어 열풍은 입시경쟁률에서 드러난다.
현재 4개 대학에 설치된 한국어과는 해마다 최고 입시경쟁률을 기록할 정도.
학기중에도 대학생들이 사설 어학원을 찾아 한국어를 배우는 모습이 흔한 풍경이 됐다.
호치민국립대 마이양(19．영어과 2년)은 "한국어를 전공하는 대학생이 인기 최고"라며 "한국에 대해 배운다는 것만으로 자부심을 갖는 대학생들이 많다"고 말했다.
베트남판 `오렌지족'인 `세오세세' 사이에서는 한국을 모르면 왕따를 당할 정도다.
원래 고위 공무원이나 재벌가의 2세라는 뜻인 세오세세는 과소비로 유명한 신세대 집단이다.
대형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는 이들 세오세세는 무리를 지어 고급 카페와 레스토랑, 나이트클럽 등을 전전하며 한국 노래와 패션을 즐긴다.
이들이 주로 가는 호텔 나이트클럽에는 그룹 코요테의 `순정'이나 김건모의 `잘못된 만남', 박미경의 `이브의 경고' 등 한국 가요가 최고 인기를 누리고 있다.
베트남에 이처럼 한국 열풍이 불고 있는 것은 LG, 삼성 등 대기업들의 활발한 진출과 현지 국영 TV를 통해 방영되고 있는 한국 드라마의 영향이 크다.
탤런트 장동건 이영애는 물론 김희선 심은하 등 한국 톱스타들이 베트남에서도 인기정상을 달리고 있다.
남학생들 사이에는 "한국 대기업의 로고가 새겨진 근무복만 입어도 여성들이 줄을 선다"는 얘기가 나돌 정도.
현지에서 가이드로 일하고 있는 한원민씨(30)는 "한국을 동경하고 배우려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며 "한국의 월남전 참전에도 불구하고 실리를 추구하는 베트남 사람들의 의식전환이 놀랍다"고 말했다.
[호치민(베트남)＝홍원기 명예기자．중앙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