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울렁공대학은 코리아타운?
기사입력 2000년 02월 09일 13시 40분
호주 시드니에서 자동차로 1시간쯤 내려오면 만나는 해안도시 울렁공. 가끔 새소리만 나른한 정적을 깨는 이곳에 요즘 시끌벅적한 `코리아타운'이 하나 생겼다.
전남 드래곤즈의 전지훈련지인 울렁공대학 동부캠퍼스에는 한국에서 날아온 4개팀이 한지붕 아래서 부대끼고 있다.
전남과 부산 프로축구 두팀과 호남대 축구팀, 그리고 남자 필드하키 국가대표팀이다. 지난해 시드니에서 전지훈련을 했던 전남이 4년째 울렁공에 캠프를 차린 부산 관계자들로부터 훈련여건이 좋다는 입소문을 듣고 찾아오자 자매대학인 호남대도 똑같이 움직였다.
여기에 마침 남자 필드하키 대표팀도 전지훈련을 왔다.
전남 관계자와 선수들을 합쳐 50명, 부산이 30명, 호남대와 필드하키팀이 각각 20여명으로 총 120명이 넘는 한국선수들이 북적대고 있으니 이만하면 `코리아타운'이랄만도 하다.
끼니때가 되면 이들이 한꺼번에 몰려들어 울렁공대 기숙사 식당은 김치와 된장냄새가 진동한다. 정작 주인인 울렁공대 기숙사생들은 `객'들에게 밀려 식당 한켠에 칸막이를 치고 옹기종기 몰려있다.
기숙사 사무실 직원 데이비드씨(31)는 "이렇게 많은 동양인들을 한꺼번에 보기는 처음"이라며 신기해 했다. 방에 TV도 없고, 국제전화 하기도 쉽지 않지만 선수들은 `향수'를 느낄 틈이 별로 없다. 돌아서면 만나는게 한국인들이니까.
[울렁공(호주)＝박진형 특파원 jinp＠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