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권의야구야그] 최장거리 홈런타자 미키 맨틀
기사입력 2000년 02월 09일 13시 40분
미국프로야구에서 미키 맨틀은 전설적인 강타자로 꼽히는 `야구 영웅'이다.
1951년 뉴욕 양키스의 유니폼을 입은 그는 68년 은퇴할때까지 18년간을 양키스맨으로 뛰면서 양키스를 12번의 아메리칸리그 우승과 7번의 월드시리즈 정상으로 이끌면서 `양키스 신화'를 창조한 주역이다.
그는 56년 타격．타점．홈런의 3관왕인 트리플 크라운에 등극하는 등 아메리칸리그 MVP(최우수선수) 3차례와 홈런왕 4차례에 올랐으며, 12게임에 출전한 월드시리즈에서 그가 때린 18개의 홈런은 지금까지도 깨지지않은 대기록으로 남아있다.
74년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맨틀은 특히 메이저리그 공식경기 사상 최장거리 홈런타자로도 유명하다.
53년 4월17일 워싱턴의 그리피스구장에서 벌어진 워싱턴 세너터스전에서 맨틀은 5회초 2사 1루의 볼카운트 1－0에서 중간펜스 너머로 볼을 새카맣게 날려보냈다.
볼이 장외로 날아가자 관중들이 넋을 잃은 사이 양키스 홍보부장은 직업의식이 발동해 재빨리 운동장밖으로 뛰쳐나가 홈런볼의 위치를 확인했다.
운동장에서 상당히 떨어진 주택가에서 10세 소년이 자기집을 가리키며 "집 지붕에 맞고 떨어졌다"고 증언함에 따라 줄자로 거리를 측정해 565피트(172m)의 기록적인 대홈런으로 공인된 것이다.
잠실구장의 중간펜스까지의 거리가 125m인 것을 떠올리면 이 홈런의 비거리를 쉽게 짐작할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맨틀의 야구경력은 화려하기 그지없지만 그의 생애는 부상과 병마와 싸운 불운의 연속이었다.
특히 선수시절부터 계속된 과음이 은퇴후에는 술에 절은 생활로 이어져 알콜 중독자 재활원을 거치며 결국 치료불능의 간암에 걸려 95년 6월8일 간이식 수술을 받았으나 이해 8월13일 63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당시 미국에서는 맨틀의 간이식 수술을 놓고 특혜시비가 벌어지도 했다. 아무리 위대한 스타라도 알콜중독자에게 이식수술 우선권을 준 것은 특혜이고, 그런 사람은 기증장기를 받을 자격이 없다는 것이 비판론자의 주장이었다.
그러나 찬성론자들은 "간이식 수술로 회생해 그의 전설이 살아있게 된다면 얼마나 기쁜일인가. 특별한 사람은 특별한 대접을 받을만하다"고 맞섰다.
세계 최고권위의 일간지 뉴욕 타임스지는 이를 계기로 장기이식 수술의 우선순위결정 문제를 1면 주요 기사로 다루기도 했다.
뇌사를 인정하는 `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시행령'이 9일부터 발효돼 우리나라에도 본격적인 장기이식시대가 열렸다. 과음에 대한 경고와 장기이식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맨틀을 기억하며 되살려 본다.
[부국장 joygu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