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수] '시즌 중이라도 부진하면 언제든 은퇴하겠다'
기사입력 2000년 02월 09일 12시 47분
LG 김용수(40)가 현역생활 마지막 해에 배수진을 쳤다.
김용수는 통산 최다세이브(223세이브)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프로야구의 `간판 소방수'.
첫 250세이브 대기록 달성에 불과 27개만을 남겨 뒀지만 최근 이광은감독과의 면담에서 "조금이라도 구위가 떨어진다 싶으면 시즌 중반이라도 미련없이 옷을 벗겠다"고 밝혔다.
현역 최고령인 김용수에겐 매경기 대기해야하는 마무리 보직이 부담스러운게 사실.
하지만 이광은감독은 "의병제대한 김민기와 장문석 등도 마무리로 생각해봤지만 차선책일뿐"이라며 김용수에게 뒷문단속의 짐을 떠맡긴 상태다.
불혹의 나이지만 김용수의 체력은 LG선수들 가운데 `으뜸'수준.
이미 팀내 체력테스트와 세브란스병원 스포츠클리닉에서 받은 체력검사에서 20대 못지않은 스태미너를 과시했고, 베로비치 전지훈련에서도 최고의 몸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김용수는 "구차하게 기록에 연연하지 않겠다. 등에 찍힌 이름 석자보다 가슴에 새겨진 LG트윈스 마크가 더 중요하다"며 팀성적에 우선을 두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이광은감독도 "최고 투수다운 각오를 보여줬다. 감독으로서 든든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최고 소방수의 자존심을 걸고 김용수가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있다.
[한준규 기자 manbo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