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저] 스키장의 골칫거리로 떠오른 '카빙스키'
기사입력 2000년 02월 08일 14시 19분
"스키장에 웬 폭주족."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카빙스키가 스키장의 `문제아'로 떠오르고 있다.
상급자들이 속속 카빙스키로 옮겨가면서 이들이 구사하는 `난폭운전' 때문에 초급자들이 공포에 떨고 있는 것.
`말타면 달리고 싶다'는 말처럼 카빙스키 마니아들은 일단 `쏘고'싶어 안달하게 마련.
카빙스키는 회전반경이 작고 원심력이 크기 때문에 스키의 즐거움 중 하나인 속도감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또 일반적인 스키와 달리 스키의 날로 설면을 잘라나가듯 회전하는 카빙턴이 가능하다.
이같은 이유 때문에 어느 정도 실력이 붙어 카빙스키로 옮겨간 스키어들은 대부분 설면에 손을 짚듯이 회전하는 아슬아슬한 카빙턴을 즐긴다.
시속 200㎞로 쭉뻗은 고속도로를 달리는 것보다 시속 150㎞로 급회전하는 게 더 큰 짜릿함을 주는 것과 같은 이치라는 것.
심지어 슬로프 꼭대기부터 바닥까지 내리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카빙스키어가 다치기도 하지만 남들을 다치게 하는 경우도 많아 문제다.
직접 충돌하지는 않더라도 `휙'하며 바람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카빙스키어가 바로 옆을 스치고 지나가면 초@중급자는 균형을 못 잡고 십중팔구 넘어지기 때문이다.
스키장 관계자들은 최근 스키장마다 안전사고가 많아진 것도 이같은 `인간탄환'의 영향이 크다고 말한다.
카빙스키 폭주족 때문에 일반 스키어들의 원성이 높아지자 스키장측도 난감해하고 있다.
과거 슬로프의 골칫거리였던 스노보드가 본격적으로 인정받아 한숨 놓고 있던 차에 카빙스키라는 또다른 `개구쟁이'가 등장했기 때문.
스키장 관계자들은 "패트롤 등을 통해 카빙스키어들에게 `난폭운전'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하지만 효과가 거의 없다"고 밝혔다.
[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