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저] 주변 지형이 빚어낸 신비로운 현상 '마이산'
기사입력 2000년 02월 08일 14시 00분
전북 진안의 마이산(673ｍ)을 찾는 사람들은 멀리 보이는 산의 특이한 경관에 먼저 감탄한다.
마치 말의 귀처럼 쫑긋하게 솟은 거대한 봉우리가 독특한 경관을 연출하고 있다.
특히 북부에서 남부주차장으로 가는 길에서 바라보는 수마이봉은 여성들이 보기에 민망할 정도로 `남성'을 빼닮았다.
암@수마이봉 앞 탑사에는 80여기의 크고 작은 돌탑이 있어 이국적인 정취를 풍긴다.
특히 깎아지른듯한 바위절벽 중간마다 풍화현상으로 파여진 자연암굴이 있어 마치 중국 돈황을 떠올리게 한다.
이같은 특이한 풍광외에 마이산엔 또하나의 기이한 볼거리가 숨겨져 있다.
고드름이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며 자라는 특이한 현상이 그것.
탑사를 지나 300@쯤 산길을 올라가면 수마이봉 바로 아래 은수사가 아담하게 자리잡고 있다.
조선 태조 이성계가 기도차 들른후 심었다는 커다란 청실배나무 앞에 두곳의 작은 약수터가 있는데, 저녁무렵 그릇에 물을 담아 밤새 놓아두면 그릇 한가운데로 고드름이 솟는다.
지난 78년 이 현상을 사진에 담아 일반에 공개했던 황혜수 주지스님(60)은 "역고드름은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특이한 현상이지만 자연 현상일뿐 종교적인 신비현상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역고드름을 본 사람들은 모두 `신비스런 힘'을 먼저 떠올린다. 자연스레 두손을 모아 합장을 하기도 한다.
냉장고속에 보관해둔 역고드름들을 본 오승미양(전북대 의류학과 3년)은 "역고드름을 실제 보기는 처음"이라며 "자연현상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신기하다"고 말했다.
`역고드름 현상'은 언제나 볼 수 있는 흔한 볼거리가 아니다.
주지스님은 "풍향, 풍속, 기온 등 자연조건이 일치되었을때만 이같은 현상이 생긴다"고 말했다.
자연 조건이 맞아떨어진 날에도 모든 물그릇에서 역고드름이 생기는 것이 아니다. 50여개의 그릇을 놓아두면 이중 1∼2개 정도에서만 역고드름이 생긴다.
과학적으로 증명되지는 않았지만 암@수 마이봉 같은 주변의 특이한 지형이 빚어내는 현상으로 풀이된다.
역고드름이 생길때에는 물이 얼듯말듯 한 상태에서 바람에 살짝 불어 살얼음이 조금 위로 올라가 바늘같은 작은 빙침이 생겨난다.
이후 점차 그릇안 물이 얼면서 팽창하면서 빙침이 조금씩 올라가 고드름의 형상을 이루게 된다.
역고드름의 크기는 대부분 어른 손가락굵기에 높이가 10∼15㎝ 정도며 간혹 30㎝ 정도로 큰 것이 생길 때도 있다.
주지스님은 겨울철이면 역고드름을 보기위해 단체 답사팀이 찾아와 역고드름이 생길때마다 냉동실에 보관해 놓곤 한다.
[마이산(전북 진안)＝김순근 기자 skkim＠sportschosun.com]
▲마이산 가는길
마이산은 북부와 남부 등 두 방향으로 갈 수 있다.
진안읍에서 자동차로 10여분 거리인 북부쪽이 거리상 가깝지만 산길을 따라 등산을 해야하고, 대신 남부쪽은 벚나무 가로수 길이 평탄해 20여분 산책하듯 걸으면 탑사에 닿는다.
마이산 탑은 전북기념물 35호로 1885년 이갑룡 처사가 30년동안 전국 명산의 돌을 가져다 쌓았다고 전해진다.
은수사에서 암, 수마이봉 사이로 난 돌계단을 따라가면 건너편 북부주차장으로 내려서는 통로인 천황문이 나온다.
천황문 왼쪽에 있는 쇠계단이 암마이봉 입구. 줄을 잡고 올라가는 순탄치않은 코스지만 이곳에서 암마이봉으로 올라갈수 있다. 도립공원사무소 (0655)433-3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