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영] 데뷔 10년만에 첫 솔로앨범 발표
기사입력 2000년 02월 08일 13시 57분
10년을 벼렀다.
솔로앨범을 손에 쥔 김태영(32)은 "원이 없다"고 말한다.
가요계에 발들여 놓고 산전수전 다 겪었다. 어지간해서는 놀랄 일이 없다.
최고의 스태프들과 최상의 컨디션으로 호흡을 맞췄다. 노래도 흡족하다. 그거면 됐다. 혹여 음반판매가 저조하더라도 상관 안한다.
김태영. 68년생. 매니저가 "나이는 좀…"이라고 거들었다가 눈총을 받는다. 나이 깎는 일, 낯간지러워 못한다.
MBC 드라마 `종합병원'의 주제가 `혼자만의 사랑'이 출세작이다. 94년 당시 첫앨범을 만들었지만 발매는 못했다. 복잡한 사연이 있다. CM송은 진짜 많이 불렀다.
그러다 지난해 남성듀오 클론 앨범에 객원보컬로 참여했다. `돌아와' `펑키 투나잇' `사랑과 영혼' 속의 파워풀한 목소리의 주인공이다.
프로듀서 김창환, 작곡가 심재홍, 김우진 등이 신경을 잔뜩 쓴 김태영의 첫독집은 전체적으로 편안하다. 운전하면서, 일하면서 들어도 좋다. 배경음악으로 거슬림이 없다.
`혼자만의 사랑'이나 `돌아와'에서 구사했던 화려한 보컬을 기대한다면 조금 밋밋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쉽게, 편하게 부르기가 더 어려운 법이다.
타이틀곡 `오랜 방황의 끝'은 처음부터 끝까지 한톤이다. 질러대는 후렴부분 없이 편안하고 잔잔하게 흘러간다. 올갠 사운드와 김태영의 목소리가 조화를 이루는 팝발라드다. 자꾸 들을수록 좋은 노래다.
라틴풍의 댄스곡 `거울 앞에서'나 펑키한 `변해 버린 너', 하우스풍의 `어쩔 수 없는 이별' 등도 귀를 끈다.
`마지막 미소'에는 프로듀스를 맡은 김창환이 랩을 넣어줬다.
한참 음악얘기를 늘어놓던 김태영이 색다른 자랑에 열을 올린다.
"대역을 썼다는 얘기가 여의도에 돌고 있습니다. 우핫핫." 앨범 재킷 사진을 코앞에 들이대며 "2시간만 화장하면 이승연처럼 될 수 있다"고 뿌듯해한다. `의외로' 화면발 잘 받는 스타일이니 TV섭외도 사양 않겠다면서.
[김소라 기자 sod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