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올봄 결혼 예비부부들 '혼전임신도 좋다'
기사입력 2000년 02월 06일 14시 30분
"새천년 용띠 아기를 낳기 위해서라면 혼전임신도 불사하겠습니다."
올 결혼을 앞둔 20∼30대 예비부부들이 요즘 `2000년 아기'를 출산하기 위해 조기 임신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부터 몇몇 유명 철학관에는 "2000년 용띠 아기가 2001년 뱀띠보다 사주가 괜찮는가"라는 예비부부들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는 것.
백운비역리원의 백운비 원장은 "지난달만해도 이런 전화문의가 50∼60건이나 걸려왔다"고 말했다.
올 봄 4∼6월에 결혼 날짜를 잡은 예비부부들의 경우 이왕이면 새천년이 열리는 2000년도에 `용띠 2세'를 갖고 싶다며 혼전 임신을 강행한다는 것.
이는 예전 혼전 임신이 부끄러운 일처럼 여겨졌지만 결혼식이 예정된 상대라면 `조기 임신'이 가능하다는 요즘 젊은이들의 사고를 엿볼 수 있는 한 단면.
지난해초 새천년 즈믄동이 갖기 붐에 이어 올해는 예비 부부들 사이 막판 `새천년 2세 만들기' 붐이 일어나고 있는 셈이다.
백원장은 "올 경진년에 태어나는 아기들은 `벼슬 뒤에 재물이 쌓이는 격'으로 관운이 들어 사주가 좋은 편"이라며 "사람들이 내년 뱀띠보다는 용띠의 이미지를 선호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특히 몇몇 예비부부는 출산일까지 `좋은 날'로 잡아달라고 요청하기도 하고 부모들 중에서도 문의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이런 현상은 국내 뿐 아니라 같은 문화권인 중국의 경우 더 심한 편.
용의 해에 태어나는 아기가 부와 행운을 가져다 주는 것으로 믿고 있는 대만, 홍콩, 싱가포르, 중국은 올해가 60년만에 돌아오는 `황금용'의 해라 출산율이 예년에 비해 훨씬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만의 경우 올해가 1000년 단위로 끊기는 해이고 용띠 아기가 뛰어난 인물이 될 거라는 사람들의 믿음이 확고해 출산율이 20%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국도 주룽지 총리, 덩샤오핑 전 중국 최고지도자, 쿵후스타 이소룡, 비틀스의 존 레논, 잔다르크 등이 용띠라는 예를 들면서 올해 태어나는 아기는 위대한 지도자가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는 것이다.
[이기철 기자 leeke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