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천원전] ○김승준 6단 ●안영길 3단
기사입력 2000년 02월 03일 14시 17분
제9보(101∼118)＝프로기사에 있어 군복무기간이 시간적인 면에선 공백기라할 수 있지만 정신적인 측면에서 오히려 분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88년 유창혁 3단(당시)이 천하통일을 구가하던 조훈현 9단을 상대로 `대왕'위를 차지, 바둑계의 일대 혁명이라 일컫는 반란을 일으킨 것도 군복무기간이었다.
김 6단은 입단(88년)후 요즘 신예들처럼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는 못한 채 군에 입대했다. 그리고 1년 뒤(94년) 그는 갑자기 군복을 입은 채 `국기전'의 도전자로 우리 앞에 나타났다. 최강 이창호 9단에게 1승을 거둔 것도 당시 대단한 수확이었다. 그 후 김 6단은 어느새 톱 클래스의 자리매김을 하며 변함없는 활약상을 보이고 있다.
전보까지 백은 흑의 분전과는 상관없이 두텁게만 두어가고 있었는데 나름대로 형세판단에 자신이 섰기 때문이다. 분리한 상황이라면 두텁게만 두고 있을 계제가 아닌 것이다.
흑 1∼5는 차분한 끝내기. 흑 5는 중앙 쪽 지킴과 맞보는 자리다. 그런데 흑에게 약간의 수읽기 착오가 있지 않았나 생각된다. 백 6으로 중앙을 삭감해 들어와 백 14까지 되었을 때 흑은 중앙을 한수 더 들여 지키지 못하고 15로 상변 쪽 대마의 보강에 가일수를 해야만했기 때문이다.
[해설．김승준 6단/글．공윤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