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철] 나가시마 감독 '내가 콕 찍었어요'
기사입력 2000년 02월 03일 11시 33분
`한국 에이스' 정민철(28)을 선택한 것은 요미우리 구단이 아니라 일본의 `국민 영웅' 나가시마 감독이었음이 3일 밝혀졌다.
일본 야구계의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정민철의 입단 계약이 일사천리로 진행된데는 나가시마 감독의 의지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작년 12월 구라타 운영부장이 한화 구단을 방문, 곧바로 계약이 성사됐지만 최근 몇개월간 요미우리는 정민철에 대한 정보를 꼼꼼하게 챙겼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요미우리는 한신에서 퇴출당한 미국 용병 메이와 가계약을 해 놓은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메이저리그 진출을 모색중이던 정민철의 행보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결국 정민철이 공개 테스트(워크 아웃) 일정을 잡는 등 메이저리그 진출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자 나가시마 감독의 지시로 곧바로 스카우트 총력전을 펼쳤다.
나가시마 감독은 작년 11월 제3회 한일슈퍼게임에서 정민철을 눈여겨 본뒤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었다.
정민철은 올시즌 요미우리의 70번째 선수(일본의 한팀당 보유 선수는 70명)인데 결국 나가시마 감독의 강력한 지시로 극적으로 `교징'(거인이란 뜻의 요미우리 애칭) 유니폼을 입게된 셈이다.
정민철의 등번호는 30번. 나가시마 감독의 현역시절 등번호는 3번.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이후 영구 결번이 돼 프로 사령탑 16년간 33번을 달았지만 작년말 히로시마에서 스카우트해온 강타자 에토에게 이 번호를 내준뒤 올시즌 26년만에 3번을 되찾았다.
숫자 3에 대해 유난히 애착을 갖고 있는 나가시마 감독이 정민철에게 30번을 달아준 것도 결코 우연만은 아니다.
오는 6일 현해탄을 건너는 정민철에 대한 일본 열도의 관심이 나가시마 감독의 직접 낙점과 맞물려 수직 상승하고 있다.
[오키나와＝양정석 특파원 js2000＠nuri.net js2000＠nuri.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