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라인] 대표팀의 이임생장인 쾌유 선물
기사입력 2000년 02월 02일 13시 28분
"빨리 일어나셔서 저희들을 응원해 주십시오."
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의료원 입원실 1001호. 국가대표팀 수비수 이임생(30．부천)이 대표선수들의 격문과 사인이 가득 적힌 대형 액자를 병상에 누워있는 장인 이세원씨(54．대한항공 도쿄지사장)에게 전달했다.
울산에서 합훈 중인 대표선수들이 과로로 쓰러진 이씨의 쾌유를 기원하기 위해 이임생에게 들려 보낸 것이다. 이씨는 1주일전 일본 도쿄 근무지에서 발병해 국내로 후송됐는데 회복이 늦어져 가족들의 애를 태우고 있었다.
대표선수들이 이씨의 회복을 간절히 바라고 있는 것은 그의 축구사랑이 대단했기 때문이다. 이씨는 맏딸 이선희씨(30)가 고려대 재학시절 이임생과 사귀자 예비사위가 훌륭한 축구선수로 성장하도록 온갖 뒷바라지를 다 해준 축구매니아. 경기도 강화도가 본가였던 이임생은 장인어른의 격려 때문에 객지생활의 외로움을 덜고 축구에 전념할 수 있었다.
98프랑스월드컵 최종예선때 대한항공 직원들과 친구들까지 대거 동원해 스탠드에서 대표팀을 응원한 일화는 유명하다. 이씨는 이임생이 대표팀에 차출됐을 때에도 부천 SK의 홈경기장을 찾을 정도였고 무료입장권은 절대사절하던 `진짜 축구팬'이었다.
"빨리 완쾌하십시오." "골드컵 우승을 선사하겠습니다."
액자에 담긴 격문을 바라보던 이씨는 "태극전사들을 응원하기 위해서라도 빨리 병상을 털고 일어나겠다"면서 이임생의 두손을 꼭 잡았다.
[신향식 기자 shi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