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창단-인수 무엇이 다르나
기사입력 2000년 02월 02일 13시 28분
프로야구에 참여하는 방법은 기존 구단을 그대로 흡수하는 인수와 백지에서 출발하는 창단 두가지다.
손길승 회장이 지난 1일 프로야구 출범을 공식 발표한 SK그룹은 창단 형식을 선택했다.
SK가 인수가 아닌 창단을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한마디로 창단이 훨씬 이득이 많기 때문이다.
물론 인수와 창단은 저마다 장단점이 있다.
기존 구단의 인수는 지역 연고권과 선수를 고스란히 흡수한다는 뜻. 새롭게 골격을 짜야되는 창단에 비해 시행착오를 줄이게 되는 장점이 있다. 당장 시즌을 시작해도 큰 불편이 없다.
그러나 매각대금을 결정하기 위해선 기존구단과 흥정을 벌여야 되는 절차를 거쳐야 된다. 무형의 가치가 많은 야구단은 정해진 가격이 없기 때문에 협상력에 따라 매각대금도 들쭉날쭉이다. 인천 연고의 삼미는 지난 85년 신흥기업 청보에 70억원, 청보는 87년 태평양에 50억원에 각각 팔렸고 현대는 95년 태평양을 430억원에 사들였다.
반면 창단을 할 때는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일정한 가입금을 내면 된다.
매각대금이 없어 인수에 비교해 가입금이 많겠지만 지역연고 선택권과 선수수급의 혜택이 주어져 전혀 새로운 팀컬러가 가능하다.
특히 SK의 경우엔 KBO가 사정하다시피 해서 프로야구에 참여하는 까닭에 인수와 창단의 장점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
창단 가입금이 낮춰질 공산이 크고, 쌍방울 선수들을 전원 인수하면서 부족한 전력을 다른 구단으로부터 제공받게 된다.
또한 창단 가입금에 쌍방울 선수들에 대한 인수자금이 포함될 것으로 보여 별도 지출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SK의 프로야구 참여 형식은 무늬만 창단이지 실속은 인수나 다름없다.
[권정식 기자 jskwo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