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선수협 암초, 연고지, 전력보강… 당면과제
기사입력 2000년 02월 02일 13시 28분
SK가 1일 프로야구에 참여하겠다고 공식선언했다. 작년 12월 처음으로 프로야구 입성의지를 내비친뒤 미적거리다 꼭 한달만에 내부조율을 마쳤다.
운영자금 고갈로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일시보유중인 쌍방울, 7개구단만으로의 2000시즌 파행적인 리그운영은 면했지만 현안이 산적해 있다. 인수가 아닌 창단으로 제8구단의 기치를 치켜든 SK의 우선적으로 풀어야할 3가지 당면과제를 짚어본다.
■선수협 가입선수 처리는
SK는 쌍방울인수가 아닌 신생팀창단임을 강조하지만 주축선수들은 돌격대대원으로 꾸릴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현재 쌍방울선수단은 1월급료를 지불할 수 없어 KBO가 일시보유중이다. KBO는 지난 1일 선수협에 가입한 16명을 제외한 선수와 직원들의 1월급료를 줬다.
갑자기 불거져 나온 선수협문제가 최대 돌출변수다. KBO는 최근 쌍방울선수들이 선수협에서 탈퇴하면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의 계약을 전원승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물론 당사자인 SK의 의견이 중요하지만 선수협에서 탈퇴하면 협상과정에서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는 의지.
쌍방울선수들은 당초 22명이 선수협에 가입했지만 김 호 김기덕 장재중 양용모 가내영 박진석 등 6명이 탈퇴, 16명이 선수협 소속이다. 하지만 최태원 조원우 김원형 성영재 등 주축선수들은 죄다 선수협을 지키고 있다.
SK역시 다른 구단과 마찬가지로 선수협을 바라보는 시선이 고울리가 없다. KBO도 지금 상황에선 이들의 탈퇴가 우선돼야만 협상이 쉬워진다고 강조하고 있다.
어차피 올시즌 리그참여가 문제라면 주축선수없이 팀을 꾸리는 것은 무리다. 박용오 KBO총재는 팀을 창단해 올시즌에 참여하려면 적어도 오는 15일까지는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쌍방울선수들의 선수협탈퇴문제가 길어지면 사실상 SK의 올시즌 참여는 물건너 갈 수도 있다.
■둥지는 어디에?
작년말 SK가 프로야구에 뛰어들겠다고 밝히자마자 7개구단은 촉각을 곤두세웠다. 내집 앞마당에 자리를 펴지나 않을까 노심초사한 것. 당장 KBO와 구체적인 협상을 벌여봐야 하지만 지금으로선 서울과 수원이 유력하다.
KBO는 훌륭한 야구장과 주변여건이 뛰어난 수원을 강력하게 추천하고 있지만 SK는 내심 서울입성을 노리고 있다. 어차피 프로야구에 뛰어든 이상 최대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뜻.
작년 9월 구단주간담회서 쌍방울을 인수하거나 새롭게 팀을 창단하는 기업에게는 서울과 수도권, 마산 등 어느곳으로나 연고지를 이전할수 있도록 이미 결의한 바 있다.
하지만 SK가 수원을 연고지로 삼을 경우 인천외에 수원을 제2연고지로 가지고 있는 현대가 넋놓고 당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는 만약 SK가 수원을 차지할 경우 수백억원대의 보상금은 차지하고라도 당장 서울로 연고지를 옮기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박총재 또한 두산의 전 구단주인 탓에 쉽게 서울을 내주지는 않을 태세다. KBO 이상국사무총장은 "빠른시일내에 이사회를 열어 연고지문제를 매듭짓겠다"고 밝혔다.
■전력보강 어떻게?
쌍방울은 지난해 28승97패7무(0.224)라는 초라한 성적으로 꼴찌를 기록했다. 지난 82년 프로원년 삼미가 기록한 역대최소승률(15승65패．0.188)을 간신히 넘어선 성적.
현재 쌍방울의 전력으로는 SK가 올시즌 그라운드로 나선다 해도 참패를 면하기 어렵다. 박경완 조규제(이상 현대), 김기태 김현욱(이상 삼성)을 줄줄이 현금트레이드 했고 투타의 핵인 조원우와 김원형은 지난해 부상으로 재활중이어서 부활을 쉽게 점치기 어렵다. 스타플레이어라곤 최다연속경기출전신기록을 이어가고 있는 최태원 정도가 고작이다.
지난 97년 모기업부도여파로 최근 몇년간 신인보강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고 37명이라는 8개구단 최소선수로 시즌을 소화해내기 벅차다.
선수보강방안으로 타구단의 보호선수를 제외한 인원을 1∼2명 현금트레이드하는 것과 향후 2∼3년간 신인드래프트에서 특혜를 주는 것이 거론되고 있다. 여기에 한팀당 2명씩 보유하고 있는 외국인선수를 특별히 3명까지 늘려주는 방안도 모색중이다.
KBO가 이사회를 열어 집중적으로 논의돼야할 일이지만 7개구단의 반발이 만만치 않아 수월하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