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평] 팽팽한 긴장감 갈수록 흥미 진진
기사입력 2000년 02월 01일 15시 18분
KBS 1TV `왕과 비'
긴장감이 팽팽하다.
조선초 구중궁궐의 이야기를 그린 KBS 1TV `왕과 비'(극본 정하연, 연출 윤용훈)가 묘미를 더해가고 있다.
이 드라마는 현재 폐비윤씨의 아들인 연산군(안재모)이 즉위한 직후의 이야기를 펼치고 있다. 연산군은 생모의 죽음을 파헤쳐 가며 복수의 칼을 갈고 있고, 폐비윤씨에게 사약을 내리게 했던 인수대비(채시라)는 손자인 연산군과 사사건건 맞서고 있다.
이야기의 결론은 웬만한 사람이면 다 안다. 연산군의 피비린내 나는 복수극과 할머니를 머리로 들이받아 중상을 입혔다는 야사 등.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드라마가 흡인력을 갖는 것은 엔딩신 등 장면의 극적인 전환과 연기자들의 빼어난 연기에 힘입고 있다.
특히 기싸움을 벌이는 채시라와 안재모의 연기는 압권이다. 채시라는 노역분장에 맞게 대사를 할 때 입모양에까지 신경을 쓰는 듯 하고, 안재모의 `천방지축' 심리연기에도 고뇌의 흔적이 묻어있다.
`한'에 사묻힌 여운계(폐비의 어머니)의 오열 장면 등 조연들의 탄탄한 뒷받침도 프로의 인기상승에 한몫하고 있다.
그러나 번개장면 등이 너무 자주 나오고 폐비가 죽던날 7세였던 연산군이 `그날의 청명했던 하늘을 기억하고 있다'는 등의 대사는 다소 `오버한다'는 느낌을 준다.
`왕과 비'는 지난달 30일 드라마 방송후 최고이자 당일 방송 3사 프로중 최고인 41.4%(MSK 집계)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연출-연기-대본의 3박자가 제대로 맞아떨어진 당연한 결과였다.
[이유현 기자 youle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