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라인] 오빠부대 선물공세…고참은 외로워

기사입력 2000년 02월 01일 14시 03분

"우린 아줌마부대나 만들어볼까…."

울산에서 합숙중인 국가대표팀의 고참들은 요즘 격세지감을 느낀다. 황선홍(32．수원) 김병지(30．울산) 김태영(30．전남) 노정윤(29．세레소 오사카) 이임생(29．부천) 최용수(27．안양) 등은 98프랑스월드컵에 출전했던 스타인데도 오빠부대가 신세대 선수들에게만 눈길을 보내기 때문이다.

지난달 28일부터 5일째 합숙중이지만 고참들은 `선물'을 하나도 받지 못했다. 아저씨와 아줌마들이 가끔 사인과 기념촬영을 요청할 뿐이다. 최용수는 "3년전 프랑스월드컵을 앞두고 울산에 왔을 땐 선물이 많이 들어왔는데…"라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하지만 나이어린 선수들은 사정이 다르다. 팬레터와 사인공세가 밀려드는 것은 물론, 하루에 최소 5개에서 20개까지 `선물'이 들어온다.

그것도 안정환(부산) 이동국(포항)에게만 몰리는 게 아니다. 이영표(안양) 박지성(명지대) 설기현(광운대) 박재홍(명지대) 등도 각자의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여학생들이 어린 선수들에게 친근감을 느끼기는 건 당연합니다. 고참들도 오빠부대의 사랑을 받으려면 그라운드에서 뭔가를 보여 주어야겠지요."

고참들은 그래도 선물을 한아름씩 들고 즐거워 하는 후배들이 사랑스럽다는 표정이다.

[울산＝신향식 기자 shi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