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KBL] 유영주-정은순 우승 일등공신 '아줌마 전성시대'
기사입력 2000년 02월 01일 14시 03분
"신랑이 아니라 (전)주원이한테 맞은 거에요."
삼성생명이 바이코리아 2000여자프로농구 겨울리그 우승 축배를 든 31일 밤.
유영주(29)는 왼쪽 눈밑에 반달모양으로 생긴 시퍼런 멍을 가리키며 웃었다. 지난해 10월 면사포를 쓴 새댁이어서 그런지 평소답지 않게 `자진신고'를 한 셈.
정규리그서 대퇴부 부상으로 부진했던 유영주는 챔프전서 박정은과 번갈아가며 현대 전주원의 손끝을 묶었고, 파워넘치는 골밑플레이로 내외곽을 휘저었다.
유영주와 인성여고 동기동창인 정은순(29)은 챔프전서 게임당 33득점 14리바운드로 우승을 이끈 주연.
98년 3월 결혼한 정은순은 이번 대회서 WKBL(한국여자농구연맹) 출범후 세번째 MVP와 리바운드상, 베스트5상에 올랐다. 여자프로 사상 첫 900득점도 달성했다.
게임때마다 유도선수 출신인 남편 장재호씨가 체육관 한켠에서 응원하는 게 큰 힘이 된다.
현대 전주원(28)은 또다시 우승문턱을 넘지 못했지만 탁월한 개인기로 5관왕을 휩쓸었다. 왼손약지 부상속에서도 자신보다 9㎝가 큰 정은순을 마크한 악바리다. 98년 12월 결혼후 남편이 미국 유학중이지만 제일 든든한 후원자임에 틀림없다.
결혼과 함께 철저한 자기관리와 성숙한 플레이로 코트를 달구는 세명의 미시 선수들.
이들이 마지막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뛸 시드니올림픽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김미연 기자 ibiza＠sportschosun.com]
[차병선 기자 acha＠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