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협] '법대로 하겠다' 최후통첩
기사입력 2000년 02월 01일 13시 24분
"KBO측의 성의있는 답변을 기대하며 이번 기자회견이 우리가 전하는 마지막 메시지임을 밝힌다." 한국프로야구 선수협의회(KPBPA．선수협)가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최후통첩을 날렸다.
송진우회장(한화), 강병규대변인(두산) 등 7명의 선수협 대표자는 1일 오전 9시 서울 반포동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KBO 각종 결정사항의 위법성을 지적하는 한편 KBO가 선수협을 제대로 인정할 것을 재차 요구했다. 그리고 KBO측이 더 이상 진전된 입장을 보이지 않을 경우 곧바로 법적 절차를 밟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선수협이 법정으로 가져갈 건수는 크게 3가지. ▲우선 각 구단과 선수간에 맺어진 불평등 계약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며 ▲KBO가 헌법 21조에 명시된 `결사의 자유'를 침해한 사실과 ▲쌍방울 선수 및 직원들에게 지난해 급료 마저도 지급하지 않고 있는 점 등이다.
선수협은 KBO측이 선수협의 자유의사에 의한 논의를 보장한다면 당장이라도 팀훈련에 참가할 것이며, 아직 재계약을 하지 않은 선수들은 계약에 임할 것을 약속했다.
－KBO측의 입장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나.
▲당장은 훈련에 불참하는 선수들에 대해 보수를 지급하지 않겠다는 것이지만 결국엔 훈련불참을 이유로 임의탈퇴시키려는 것이 아닌가. 이는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선수협을 정식으로 인정하면 훈련에 참가하겠다고 했는데.
▲물론이다. 우리는 야구를 안 하려는 게 아니다. 우리는 훈련을 하고 싶다. 그러나 KBO가 선수협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훈련 참가를 막고 제재를 가하는 것은 명백한 불법이다. 어떤 불이익을 당하더라도 우리의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맞서 나갈 것이다.
－이번 사태가 장기화되면 최악의 경우 프로야구가 파국까지 갈 수 있지 않겠는가.
▲과연 어느 쪽이 잘못 되었는지는 팬들이 알고, 국민들이 다 안다. 잘못된 쪽이 바뀌어야 하지 않겠는가.
－선수협에 가입하지 않은 선수들로부터 심판을 받겠다고 했는데.
▲우리의 정당성을 재삼 밝히기 위한 작업이다. 구단의 회유와 협박에 의해 가입하고 싶어도 못한 선수들이 많다. 다시 한번 그들의 의사를 묻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선수협을 지지하지 않는 선수들은 예외다. 그들에게 선수협을 심판받을 이유는 없다.
－KBO측에 전하고 싶은 말은.
▲우리는 언제든지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 다만 KBO측에서 거부하고 있을 뿐이다. KBO측의 성의있는 답변을 기다릴 뿐이다.
[최재성 기자 kkachi＠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