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충분히 양보…더 이상 대화없다.'
기사입력 2000년 01월 31일 23시 19분
지난 29일 밤 KBO와 선수협의회의 극적인 만남으로 대화국면이 예상됐던 선수협 파문이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31일 오전 8시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 모인 각 구단의 사장들은 "현행 선수협은 야구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고 판단해 인정할 수 없다"면서 `선 선수협 해체'의 기존입장을 재확인했다.
또 "선수협을 해체하지 않을 경우에는 훈련에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간주, 야구규약 73조(참가활동 보수의 감액)에 따라 연봉의 300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을 매일 삭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일 KBO 사무차장은 "그동안 구단과 KBO가 충분히 양보한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선수협에서 탈퇴하지 않는 선수는 본인이 원해도 훈련에 참가시키지 않기로 했다"고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쌍방울 응급조치와 관련해서도 "쌍방울의 선수와 직원에게는 31일 KBO에서 급여를 지급하지만 선수협 가입선수는 제외될 것"이라면서 선수협에 대한 압박도 늦추지 않았다.
31일 오후로 예정됐던 선수협 대표들과의 만남 역시 "원래 만나기로 한 적이 없다"면서 "이사간담회 결과를 선수협 송진우 회장에게 전화로 통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만일 선수협에서 수정안을 내놓아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선수협을 해체하고 백기투항하든지, 아니면 끝까지 가겠다는 구단과 KBO의 최종 입장을 `분명하게' 알린 셈.
결국 선수협 파문은 시민단체 등 여론의 개입으로 대화의 돌파구를 찾는 듯 보였으나 구단과 KBO의 강경대응 회귀로 법정소송 등의 `전면전'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창세 기자 ulsube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