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퍼볼] MVP커터워너, 무명설움 딛고 정상 우뚝
기사입력 2000년 01월 31일 23시 19분
미국 프로풋볼(NFL) 챔피언결정전인 제34회 수퍼보울에서 세인트루이스 램스를 정상으로 이끌고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된 커트 워너(28)는 무명의 설움을 딛고 정상에 우뚝선 성공 스토리의 주인공.
94년 `풋볼 명문'이 아닌 노던아이오와대학을 졸업한 워너는 스카우트 하려는 구단이 없어 할 수 없이 아이오와주의 작은 도시에서 잡화점 아르바이트로 생활해야 했다.
워너는 그러나 `내가 살 길은 풋볼밖에 없다'는 각오로 그라운드에 복귀, 95년부터 97년까지 아이오와주 실내풋볼리그에서 뛴 뒤 97년 12월 램스와 정식 계약을 맺었다.
램스 유니폼을 입었지만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한 워너는 98시즌을 NFL 유럽리그에서 활약하는 등 여전히 `아웃사이더'에 머물렀다.
행운이 워너의 등을 두드린 것은 바로 그때였다.
99시즌 직전 주전 쿼터백 트렌트 그린이 부상으로 출전할 수 없게 되자 램스 구단은 모험을 감수하고 워너를 주전으로 기용한 것.
워너는 5년 동안의 설움을 떨쳐버리기라도 하듯 펄펄 날며 만년 하위팀 램스를 내셔널컨퍼런스(NFC) 최고 승률팀(13승 3패)으로 올려놓았다.
정규리그 최우수선수는 당연히 워너의 몫이었다.
정규리그에서 워너는 4353야드 전진에 41개의 터치다운 패스를 성공, 마이애미 돌핀스의 댄 마리노에 이어 NFL 사상 두번째로 한시즌 40개 이상의 터치다운 패스를 성공시켰다.
지난 31일 열린 슈퍼볼에서도 워너는 414야드의 전진패스를 성공시켜 슈퍼볼사상 최장 패스야드 신기록을 세웠다.
워너는 "내 자신에 대한 믿음을 잃어본 적이 없었다"며 "언젠가 기회를 잡았을 때는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지금까지 버텼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애틀랜타＝민훈기 특파원 hkmin＠earthlink.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