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승준] 143km…쌀쌀한 날씨속 제주훈련 연일 호투
기사입력 2000년 01월 31일 13시 41분
"우와, 89마일(143㎞)이나 나왔어."
요즘 제주공설운동장의 오후 연습땐 여기저기서 탄성이 터져 나온다. `박찬호를 보고 그러나?' 생각하겠지만 화제의 주인공은 송승준(20．보스턴 루키팀 포트마이어스). 불같은 강속구로 매서운 제주도 찬바람을 가르고 있다.
지난 24일부터 시작한 매일 30여개의 하프 피칭서 나타난 직구 시속은 140㎞ 초반. 눈도 자주 내리며 예년과 다른 쌀쌀함을 보이는 제주도 날씨 탓에 몸이 덜 풀린 걸 고려하면 대단한 스피드다.
중학교 시절부터 송승준을 봐왔다는 제주관광대 안병환감독은 미국에간 1년 동안 훌쩍 커버린 제자에게 많이 놀랐다고 한다. 안감독은 "몸무게 불어서인지 (송)승준이의 직구가 예전과 달라요. 공의 묵직함과 볼끝이 더욱 위력적이고 배짱도 더 두둑해졌어요"라고 제자를 추켜세웠다.
`옥의 티'라면 여전히 부자연스런 하체의 중심이동. 올겨울 중점 보완과제로 삼고 꾸준히 반복훈련을 하고있다.
지난해 12월초에 귀국, 훈련을 해온 송승준의 현재 몸상태는 70%선. 조금은 빠른 페이스라는 우려의 소리도 들리지만 2월 중순부터 시작될 소속팀의 스프링캠프때 코칭스태프들에게 확실히 눈도장을 찍기위해 맹훈련중이다. "지난해 말 102㎏의 몸무게가 10㎏이나 빠질 정도로 열심히 훈련했습니다. 올해는 확실히 일 한번 내야죠."
멍게처럼 돋아난 여드름이 말해주듯 아직은 앳된 스무살. 하지만 `약관(弱冠)의 미국 반란'은 쏟아내는 땀방울속에 서서히 무르익어가고 있다.
[제주＝신남수 기자 delta＠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