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켓라운지] 올스타에 울고 웃는 기아용병
기사입력 2000년 01월 30일 14시 16분
`올스타가 뭐길래.'
기아의 외국인 선수 존 와센버그는 요즘 별로 말이 없다. 팀이 9연패의 사슬을 끊고 4연승을 달리고 있지만 그다지 즐거워 보이지 않는다. 30일 열린 올스타전에 `물'을 먹었기 때문이다.
와센버그의 팀동료 토시로 저머니는 영 딴판이다. 얼굴에서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동료들에게 장난도 치고 농담까지 걸고 있다. 난생 처음으로 올스타전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기쁨에 들떠 있는 것.
올스타전 `베스트5'를 제외한 나머지 출전선수는 감독 추천으로 결정된다. 저머니는 기아를 제외한 9개팀 사령탑의 낙점을 받는 영예를 안았다. 반면 `백색 탱크' 와센버그는 표몰이에 실패, 올스타전을 TV로 지켜봐야 될 처지가 됐다.
올스타 선발을 가문의 영광으로 생각한 저머니는 며칠전 부터 소풍날 기다리는 초등학생처럼 설레고 있다. 미국에 있는 부모님께 전화로 이사실을 알렸을 정도. 또 프로 최초로 4회연속 올스타전에 출전하는 팀선배 강동희에게 이것저것 깨묻고 있다. "올스타전에서 뭘 보여주면 되느냐?" "경기방식은 어떻게 다르냐?".
유달리 라이벌 의식이 강한 와센버그는 저머니의 이런 모습에 배알이 뒤틀린 듯한 표정. "저머니보다 못할게 없는데 왜 내가 빠졌느냐"고 불만이 대단하다.
올스타에 웃고 울는 용병들을 바라보는 기아 박수교 감독은 행여 팀워크를 해칠까 걱정하고 있다.
[김종석 기자 jskim＠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