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 윌리암스] 천의 얼굴을 가진 배우
기사입력 2000년 01월 27일 14시 46분
로빈 윌리암스는 `코미디의 황제' 또는 `천의 얼굴을 가진 배우'로 불린다.
사실 그의 연기재능이 코미디에만 국한된 게 아니란 걸 감안한다면 후자의 별명이 더 정확하다.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의 따뜻한 교사, `패치 아담스'의 인간미 가득한 의사, `버드 케이지'의 동성연애자 등등 그는 변신할 때마다 맞춤옷을 입은 것처럼 착 달라붙은 연기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로빈 윌리암스하면 `미세스 다웃파이어'를 첫손가락에 꼽는 사람들도 많다.
`미세스 다웃 파이어'에서 로빈 윌리암스는 영화 역사상 가장 완벽한 여장연기를 펼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내에게 이혼 당한 후 보모로 변장해 집에 들어간 후 그가 펼치는 여장연기는 덩치에 어울리지않게 귀엽기까지 하다. 이 영화로 그는 골든글로브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굿모닝 베트남'에서 "굿모닝 베트남!"이란 요란한 인사말로 전쟁터의 영혼들을 깨우고 달래는, 미군방송국 DJ로 나왔던 그의 모습도 영화팬들에겐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90년대 후반의 작품중 `쥬만지' `플러버' 등 오락영화에서 보여준 그의 재능도 상당했지만, `굿윌 헌팅'이란 비범한 영화에서 로빈 윌리암스가 신세대 스타 맷 데이먼과 펼친 불꽃 튀는 연기대결은 시종일관 영화에 팽팽한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로빈 윌리암스는 자타가 공인하는 연기파 배우이지만 오스카와는 별로 인연이 없었는데, `굿윌 헌팅'을 통해 처음으로 아카데미상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그는 신작 `바이센테니얼 맨'에서 또한번 경의를 표할만한 연기를 보여준다. 이번엔 가정부 로봇 역할. 로봇 의상을 입고, 로봇의 `감정'과 `웃음'을 표현해내는 연기를 그가 아니면 누가 해낼 수 있었을까.
유리섬유 실리콘 플라스틱 등으로 만들어진 로봇의상도 그에겐 마치 피부처럼 자연스럽다.
[안영준 기자 jun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