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용빈] 29일 美전훈 출발…선수협에 정말 미안
기사입력 2000년 01월 27일 11시 47분
"같이 하고 싶은데…."
말꼬리를 흐릴수 밖에 없는 입장. 박수라도 시원스럽게 쳐주고 싶지만 그러지도 못하는 심정이 더 안타깝기만 하다.
LG 서용빈(29)은 오는 29일 미국 플로리다 베로비치로 전지훈련을 떠난다. 병역법위반과 뇌물공여혐의로 기소된 재판에서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으로 사실상 면죄부를 받아쥔 새출발이다. 하지만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같이 전지훈련을 떠나지 못하는 선수협의회 가입선수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
서용빈은 지난 22일 결성된 선수협 창립 발기인 75명중의 한명. 어렵게 시작된 선수들의 모임에 뜻을 함께 했다. 그러나 하루가 지난 23일 구단에 탈퇴의사를 밝혔다. 처지가 그랬다. 집행유예로 근신을 해야 하는 시기인만큼 빠지는게 좋을 것 같다고 동료들이 말렸다.
지난 23일 구단에서 선수협 가입을 막기위해 선수들을 모아 속초로 대피시킬 때 서용빈은 함께 행동하지 않았다. 출산한지 얼마안된 아내 유혜정씨에게 가봐야 한다고 했지만 사실은 핑계. 선수협 가입 선수들에게 미안했기 때문이다.
"함께 해야 하는데 제 처지가 그렇잖아요. 마음속으로라도 잘 되기를 바래야죠."
병역문제로 98,99년 두시즌을 쉰 서용빈. 새천년을 준비하기 위해 몸은 떠나지만 선수협 동료들에게 힘을 내라고 응원을 보낸다.
[신보순 기자 bsshi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