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선수협 본격 장기 투쟁 선언
기사입력 2000년 01월 27일 02시 07분
한국프로야구 선수협의회(선수협)가 `본격 투쟁'에 들어갔다.
26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동호빌딩 6층에 사무실을 마련, 한국야구위원회(KBO)와의 장기전을 위한 채비를 마친 선수협은 가입 선수 전원이 한 곳에 모여 올시즌에 대비한 훈련을 하기로 했다. 선수협은 이를 위해 서울 근교에 훈련을 할 만한 공간과 숙박시설, 교통수단 등을 마련할 계획이다.
8개 구단 선수들이 한솥밥을 먹으며 훈련을 하는 것은 프로야구 사상 처음이라 숱한 화제를 뿌릴 것으로 보인다. 선수협의 이같은 결정은 `홀로서기'의 신호탄으로 풀이된다. 각 구단에서 선수협 가입 선수들을 해외 전지훈련에서 제외시키기로 한 만큼 자체적인 훈련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따라서 이번 사태가 어떤 식으로 매듭지어지든 당장이라도 팬들 앞에 설 수 있는 몸을 만들어 두자는 데 뜻을 같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 대표인 박정태는 "선수는 팬들을 위해 존재하는 만큼 협의회 일이 아무리 바쁘더라도 운동은 계속할 것"이라며 "비록 운동 이외의 일에 많은 시간을 쏟고는 있지만 팬들에게 조금도 실망스럽지 않는 플레이를 펼치기 위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선수협은 운영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ARS(자동응답전화)를 설치, 지속적으로 팬들의 성의를 모을 계획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 이미 사무실에 8대의 전화를 설치해 뒀다. X최재성 기자 kkachi＠sportschosun.com 신보순 기자 bsshin＠sportschosun.com〉
○…선수협의회 사무실 마련을 위해 회장인 한화 송진우와 해태 양준혁이 각각 1000만원의 사비를 털었다.
26일 마련한 사무실은 보증금 1000만원, 월세 500만원인데 그전에 롯데 등 3개구단 선수들이 낸 500만원씩의 기금이 거의 바닥났기 때문.
○…선수협의회 사무실에는 팬들로 이뤄진 2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찾아와 정리작업을 도왔다.
천리안 야구동호회 회원인 김용민씨(30．대학원생)는 27일 해외출장임에도 불구하고 저녁늦게까지 작업을 거드는 열성을 보였다. 김씨는 "예정된 출장이라 더 도와주지 못하고 떠나는게 안타깝다. 출장에서 돌아오는 대로 다시 팔을 걷어부치고 나서겠다"고 말했다. 김씨는 개인 PC 한대를 선수협에 기증했다.
한편 선수협과 자원봉사자들은 사무실에 필요한 집기들을 통신에 올려 기증을 받기로 했다.
○…선수협의회는 사무실이 마련됨에 따라 27일 현판식을 하기로 결정.
당초 선수협은 26일 현판식을 할 예정이었으나 현판이 준비되지 않아 하루 연기.
